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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인시던트 스토리북 테이블: 팀이 직접 넘겨보는 팝업 아웃티지 북 만들기

인시던트를 물리적인 멀티센서리 스토리북 테이블로 바꾸면, 장애가 더 실감 나고, 포스트모템은 더 효과적이며, 학습은 더 협업적이고 재미있어지는 이유와 방법을 소개합니다.

아날로그 인시던트 스토리북 테이블: 팀이 직접 넘겨보는 팝업 아웃티지 북 만들기

대부분의 인시던트 리뷰 문서는 아무도 다시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곳에 묻혀 있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진 문서, 읽기 힘든 티켓, 잊힌 Confluence 문서 무덤 속 어딘가에요. 우리는 “러닝 컬처(learning culture)가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 문화는 종종 이렇습니다: 문서 한 번 쓰고, 링크 붙여넣고, 그다음부턴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는 것.

만약 인시던트가 팀이 실제로 손에 들고 넘겨보면서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무언가라면 어떨까요? 또 하나의 슬라이드 덱이 아니라, 장애를 물성 있는 스토리북으로 만드는 겁니다. 등장인물, 갈등, 해결까지 모두 담긴, 말 그대로 아웃티지 팝업 북 같은 것 말이죠.

여기에 바로 아날로그 인시던트 스토리북 테이블(Analog Incident Storybook Table) 이 있습니다. 오피스 한 켠에 마련한 전용 공간이 될 수도 있고, 하이브리드 팀을 위한 휴대용 키트일 수도 있습니다. 이곳에서 인시던트는 신뢰성에 대한 팝업 북으로 바뀝니다. 다소 장난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놀라울 만큼 강력한 방식이기도 합니다. 이 방식은 다음과 같은 데 도움을 줍니다.

  • 장애를 더 실감 나고 기억에 남게 만들기
  • 팀 간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하기
  • 비난 없는 실질적인 포스트모템 문화를 강화하기
  • 신뢰성 개선 작업을 눈에 보이는 성장 스토리로 만들기

이게 왜, 그리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왜 인시던트를 물리적인 스토리북으로 만들어야 할까?

우리는 보통 인시던트를 순전히 디지털 아티팩트로만 다룹니다. 하지만 실패는 기술적 사건인 동시에 인간적·사회적 사건입니다. 물리성(physicality)은 이 간극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1. 손에 잡히는 인시던트는 무시되기 어렵다

Google Docs는 멀리서 우리를 노려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시던트 소책자가 가득한 테이블은 다릅니다.

각 주요 인시던트를 하나의 챕터(chapter) 혹은 카탈로그 카드로 만들어 물리적인 형태로 두면:

  • 신뢰성 관련 일이 눈에 보이고, 계속 남습니다.
  • “이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같은 자발적인 대화를 유도합니다.
  • 사람이 팀을 옮기거나 떠나도, 과거의 지식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읽지 않는 위키와, 사람들이 실제로 둘러보는 책장 사이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2. 멀티센서리 학습은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

멀티센서리 학습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시각, 촉각, (때로는) 소리와 움직임처럼 여러 감각이 함께 자극될 때 더 잘 학습합니다.

물리적인 인시던트 스토리북에는 다음과 같은 요소를 넣을 수 있습니다.

  • 시각 요소: 다이어그램, 타임라인, 아키텍처 스케치, 그래프
  • 촉각 요소: 접지거나 펼치는 페이지, 팝업 구조물, 움직이는 화살표(데이터 흐름이나 장애 전파 방향 표시)
  • 색과 레이아웃: “영향(impact)”, “원인(root cause)”, “대응·완화(mitigations)”를 구분하는 일관된 시각 패턴

이건 단순히 귀엽게 보이기 위함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실제로 손으로 만지고, 펼치고, 움직이며 이 아티팩트를 탐색할수록 내용을 더 또렷하게 기억하고, 실제 멘탈 모델과 더 잘 연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3. 유희성(playfulness)은 긴장을 낮추고 대화를 연다

인시던트는 스트레스가 큽니다. 포스트모템은 때로는 겉으로만 “비난 없음”일 뿐, 사실상 심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여기에 장난스럽고 부담 없는 요소—장난감, 소품, 플립북—를 도입하면:

  • 실패에 대해 이야기할 때의 감정적 부담이 줄어들고
  • 더 솔직하고 미묘한 이야기가 나오며
  • 조용한 사람이나 주니어 구성원도 참여하기 쉬워집니다.

물리적인 팝업 북은 이런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우리는 비난하려는 게 아니라 이해하려고 모였다. 이런 심리적 안전감이야말로 효과적인 인시던트 학습 프로세스의 토대입니다.


스토리북 챕터 템플릿: 모든 인시던트에 재사용 가능한 구조 만들기

스토리북이 일회성 장난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일관된 챕터 구조가 필요합니다. 각 인시던트를 장기 연재물의 반복 가능한 에피소드라고 생각해 봅시다.

다음은 모든 인시던트에 공통으로 쓸 수 있는 실용적인 템플릿입니다. (물리 버전과 디지털 버전 모두에 활용 가능)

  1. 타이틀 페이지

    • 인시던트 이름(친절하고 상황이 드러나는 제목)
    • 발생 일시 및 지속 시간
    • 관련된 시스템 / 서비스
    • 심각도(severity) 레벨
  2. 등장인물 & 컨텍스트

    • 누가 참여했는가? (온콜, 관련 팀, 이해관계자 등)
    • 해당 시스템은 원래 무엇을 하는 시스템이었는가?
    • 최근 변경 사항, 트래픽/로드 패턴, 비즈니스 이벤트 등 관련 맥락은?
  3. 갈등: 무엇이 잘못됐는가

    • 장애의 고수준 요약
    • 사용자와 비즈니스에 미친 영향
    • 장애 당시 시스템 상태를 보여주는 간단한 주석 달린 다이어그램
  4. 플롯: 타임라인을 스토리로 풀어쓰기

    • 시간 순서대로: “09:12에 이런 징후를 발견했다… 09:18에 롤백했다…”
    • 각 시점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믿고 있었는지,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 물리 버전에선 스티커, 실, 슬라이딩 마커 등을 활용한 시각 타임라인
  5. 반전: 기여 요인(Contributing Factors)

    • 단 하나의 악당 같은 “루트 코즈(root cause)”를 찾으려 하지 말 것
    • 기술·프로세스·조직·커뮤니케이션 등 여러 기여 요인을 함께 나열
    • 특히 예상 밖이었던 지점과 잘못된 가정을 강조
  6. 해결: 무엇을 바꿨는가

    • 인시던트 처리 중 즉시 적용한 조치들
    • 장기적인 신뢰성 개선(코드, 인프라, 프로세스, 교육 등)
    • 각 액션 아이템의 오너와 예상 완료일
  7. 에필로그: 우리가 배운 것

    • 3–5개의 간결한 교훈
    •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온다면, 탐지·진단·의사결정·조율 측면에서 무엇을 다르게 할지
    • 시간 경과에 따른 개선을 보여주는 메트릭(있다면)

이 템플릿을 모든 인시던트에 공통 적용하면, 다음이 훨씬 쉬워집니다.

  • 유사한 장애들을 서로 비교하기
  • 탐지 속도 향상, 롤백 경로 개선 등 측정 가능한 개선을 드러내기
  • 승진이나 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서사 만들기: “지난 6개월 동안 MTTR을 X만큼 줄였고, Y를 통해 이 유형의 장애를 아예 제거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당신의 스토리북 테이블은 기술적·조직적 성장의 살아 있는 증거가 됩니다.


비난 없는, 실용적인 포스트모템 – 드라마는 필요 없다

물리적인 스토리북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그 안에 담긴 콘텐츠가 건강해야 합니다. 즉, 사람을 탓하는 대신 시스템을 들여다보는, 실용적인 비난 없는 포스트모템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을 탓하라. 한 명의 엔지니어가 혼자 대형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의 인성이 아니라 시스템 설계의 문제입니다.
  • 쇼가 아니라 퍼실리테이션. 좋은 포스트모템 미팅은 진행자가 사람들을 호기심 있고 존중하는 태도로 유지하게 돕는 자리이지, 누가 더 말 잘하는지 겨루는 무대가 아닙니다.
  • 명료한 문서화. 나중에 당시 참여자가 없어도, 아티팩트를 읽기만 하면 내용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후속 조치. 각 챕터는 우선순위가 정해진 액션 아이템과 명확한 오너를 끝에 담고 있어야 합니다.

목표는 이 질문을 줄이는 것입니다: “누가 잘못했나?”
그리고 이 질문을 더 많이 던지는 것입니다: “우리의 도구, 프로세스, 가정이 어떻게 실패를 초대했나? 그리고 그걸 어떻게 고칠까?”

이 관점을 스토리북에 옮기면, 각 챕터는 도덕극이 아니라 시스템 씽킹(Systems Thinking)에 대한 실제 사례 연구가 됩니다.


아날로그 스토리북 테이블 디자인하기

디자인 부서나 큰 예산이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닙니다. 가볍게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다듬으면 됩니다.

Step 1: 물리적인 형식을 정한다

예시 옵션:

  • 링 바인더 인시던트 북: 각 인시던트를 한 챕터로 인쇄해서 계속 추가하는 방식
  • 카드 카탈로그 또는 레시피 박스: 인시던트 하나당 카드 한 장, 요약과 링크/QR 코드 포함
  • 팝업 혹은 폴드아웃 보드: 가장 큰 인시던트에 대해선 이동식 조각이 있는 큰 “스포트라이트” 보드를 만들기

핵심은 일관성입니다. 동일한 필드, 비슷한 시각 스타일, 한눈에 훑기 쉬운 구조.

Step 2: 디지털 템플릿을 물리 섹션으로 매핑한다

이미 쓰고 있는 포스트모템 템플릿을 가져와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무엇을 한 페이지 요약으로 만들 것인가?
  • 무엇을 타임라인 스트립으로 표현할 것인가?
  • 다이어그램은 어디에 배치할 것인가?
  • 후속 액션과 그 결과는 어디에 기록할 것인가?

색상 코딩을 활용해도 좋습니다. (예: 영향은 빨간색, 탐지는 파란색, 개선은 초록색)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금방 맥락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Step 3: 촉각적이고 놀이적인 요소를 더한다

간단한 아이디어들:

  • 실 또는 털실로 서비스 간 장애 전파 경로를 보여주기
  • 자석이나 벨크로 토큰을 써서 서비스, 알림, 액션을 움직이며 재배치할 수 있게 하기
  • 작은 소품들 (장난감 서버, 스티키 노트 “알림”, 레고 블록 등)로 아키텍처 요소를 표현하기

이건 그냥 재미만을 위한 요소가 아닙니다. 이런 방식은 비기술자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줘, 크로스 펑셔널 리뷰나 온보딩에 특히 유용합니다.

Step 4: 사람들이 이미 모이는 곳에 테이블을 둔다

스토리북 테이블을 이런 곳에 두는 걸 추천합니다.

  • 팀 자리 근처
  • 공용 라운지 공간
  • 혹은 회고나 온보딩 세션에 굴려서 가져갈 수 있는 이동식 카트 형태

하이브리드나 리모트 팀의 경우, 물리 버전과 함께 다음을 병행하세요.

  • 각 챕터의 고해상도 사진이나 스캔본
  • Miro, FigJam 같은 툴을 이용해, 물리 레이아웃을 그대로 반영한 디지털 보드
  • 주요 인시던트를 짧게 설명하는 비디오 워크스루

물리적인 아티팩트는 앵커(Anchor) 역할을 하고, 디지털 사본은 접근성을 넓혀줍니다.


스토리북 활용하기: 온보딩부터 프로모션 스토리까지

아날로그 인시던트 스토리북을 만들고 나면, 단순 포스트모템을 넘어서 훨씬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1. 신규 팀원 온보딩

“이게 우리 시스템입니다”라는 일회성 프레젠테이션 대신, 새로 합류한 사람에게 이런 경험을 제공합니다.

  • 대표적인 인시던트 3–5개를 골라 함께 둘러보기
  • 시스템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맥락 제공
  • 팀이 어떻게 학습하고 개선해 왔는지 구체적인 예시 보여주기

이렇게 하면 새 팀원은 위험 지점, 실패 모드, 팀의 암묵적 규범에 대해 더 직접적인 감각(felt sense) 을 빠르게 얻게 됩니다.

2. 팀 간 커뮤니케이션

PM, 고객 지원, 리더십, 심지어 세일즈 팀까지도, 상태 페이지 한 줄 공지 이상의 수준으로 장애를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토리북의 한 챕터는 다음을 도와줍니다.

  •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쉽게 설명하고
  •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 조직의 성숙도와 학습 능력을 드러냅니다.

이건 엔지니어링 문서일 뿐 아니라, 대화의 매개체입니다.

3. 성장을 눈에 보이게, 그리고 프로모션에 활용 가능하게

엔지니어들은 종종 신뢰성 관련 작업의 가치를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당신의 스토리북은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 특정 유형 인시던트의 빈도나 심각도가 줄어든 증거
  • 선제적인 하드닝(hardening)과 설계 개선의 기록
  • 특정 사람과 팀이 주도한 탄력성(resilience) 향상 스토리

성과 평가 시즌이 왔을 때, 맨몸으로 기억을 더듬을 필요가 없습니다. 실제 물리적인 개선의 흔적을 가리키면 됩니다.


장애를 ‘공유된 성장 스토리’로 바꾸기

인시던트 자체는 피할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그로부터 얼마나 잘 배우느냐입니다.

아웃티지를 팀이 함께 넘겨볼 수 있는 물리적·멀티센서리 스토리북으로 바꾸면,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 실패가 더 구체적이고, 이야기하기 쉬운 것이 됩니다.
  • 사람을 탓하지 않고 시스템을 돌아보는 문화를 강화합니다.
  • 어렵게 얻은 교훈을 더 오래, 더 깊게 기억하게 됩니다.
  • 조직이 어떻게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공유된 살아 있는 기록이 생깁니다.

디지털 세상 한가운데서 다소 올드해 보이는 이 아날로그 인시던트 스토리북 테이블이 바로 그 포인트입니다. 신뢰성은 단지 업타임 그래프와 대시보드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이야기, 그리고 우리가 실패를 마주하고 성장해 온 집단적 기억의 문제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다음 번 큰 인시던트가 발생하면 이렇게 해보세요. 내용을 정리해 인쇄하고, 제본해서, 테이블 위에 올려두세요. 그리고 팀을 초대해, 함께 둘러앉아 다음 페이지를 넘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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