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처음으로 실제 배포하는 유용한 AI 에이전트: 진짜 문제 하나를 해결하는 작은 워크플로우 봇 설계 방법
범용 AI 비서를 꿈꾸기보다, 끝까지 한 가지 고통스러운 업무를 해결하는 작은 워크플로우 봇을 먼저 배포하자. 이 글은 첫 번째 ‘진짜 유용한’ AI 에이전트를 설계·구축·확장하는 실전 가이드다.
당신이 처음으로 실제 배포하는 유용한 AI 에이전트: 진짜 문제 하나를 해결하는 작은 워크플로우 봇 설계 방법
대부분의 AI 에이전트 프로젝트는 피그마 파일, 데모용 슬라이드, 혹은 지나치게 거창한 로드맵에서 생을 마친다. 팀은 “자율 에이전트”, “모든 것을 도와주는 AI 코파일럿”, “회사 전체용 어시스턴트”를 이야기하지만, 정작 사용자들이 실제로 의존하는 단 하나의 기능조차 프로덕션에 올리지 못한다.
더 나은 접근법은 이렇다. 거대한 AI 어시스턴트의 꿈은 잠시 잊고, 매우 구체적인 문제 하나만 해결하는 작은 워크플로우 봇을 먼저 배포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다음 내용을 단계별로 살펴본다.
- 단일하고 촘촘히 범위가 정의된 워크플로우를 고르는 법
- 에이전트를 ‘챗봇 장난감’이 아닌 ‘작은 워크플로우 봇’으로 설계하는 법
- RAG를 활용해 내부 문서·데이터에 기반하도록 만드는 법
- 비개발자도 직접 조립해 만들 수 있도록 여는 방법
- 에이전트를 하나의 제품으로 보고(계측, 측정, 반복 개선) 다루는 법
- 프로토타입부터 프로덕션까지 연결해 주는 에이전트 라이프사이클 플랫폼(예: Adopt)을 활용하는 법
- GPU 기반 스택으로 성능과 확장성을 미리 설계하는 법
1단계: 반복되는, 정말 귀찮은 워크플로우 하나에서 시작하기
가장 큰 실수는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다. “모든 걸 해주는 AI를 만들어보자.” 대신 이렇게 시작해야 한다.
한 팀. 한 업무. 매주 하기 싫어하는 하나의 워크플로우.
예를 들어:
- 고객 성공팀: 신규 문의 티켓을 요약하고, 적절한 팀으로 라우팅하며, 제안 답변까지 붙여주는 작업.
- 디자인팀: 뒤섞인 리서치 노트, Figma 코멘트, Notion 페이지를 정제된 디자인 스펙 템플릿으로 정리하는 일.
- 세일즈 운영팀(Sales Ops): CRM 기록과 콜 녹취록을 바탕으로 개인화된 후속 이메일을 생성하는 일.
좋은 후보가 되는 워크플로우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명확한 트리거가 있다 – 예: “새 지원 티켓이 생성되었을 때”, “사용자 인터뷰가 기록되었을 때”
- 반복 가능한 단계가 있다 – 사람들이 매번 대체로 비슷한 패턴을 따른다.
- 짜증은 크고, 인정은 적은 일이다 – 누구도 하고 싶어 하지 않지만, 없어진다고 해서 아쉬워하지 않을 일.
- 기존 사례가 있다 – 과거의 ‘좋은 결과물’을 쉽게 모아 트레이닝 자료·테스트 케이스로 쓸 수 있다.
당신이 자동화하는 것은 전략이 아니다. 이미 팀이 잘 이해하고 있는 지루하지만 반복되는 일련의 작업 순서다.
2단계: “챗 어시스턴트”가 아니라 “작은 워크플로우 봇”을 떠올리기
아무 질문이나 던질 수 있는 범용 어시스턴트 대신, 작은 워크플로우 봇으로 설계하자.
- 이 봇은 딱 한 가지 일만 한다.
- 시작부터 끝까지 명확한 단계의 시퀀스를 따른다.
- 당신의 실제 툴과 데이터에 직접 붙어 동작한다.
예를 들어, 디자인 리서치 정리 봇(Design Discovery Synthesizer) 을 생각해보자. 이 봇은 다음을 수행할 수 있다.
- Notion의 새로운 리서치 노트와 Zoom·Gong 녹취록을 수집(ingest) 한다.
- 과거 리서치 기록과 디자인 원칙 중 관련 있는 내용들을 검색(retrieve) 한다.
- 팀에서 쓰는 표준 스펙 포맷으로 결과를 요약·정리한다.
- 남아 있는 오픈 이슈와 리스크를 하이라이트한다.
- 작성된 스펙 초안을 검토용 Slack 채널에 자동으로 게시한다.
중요한 점은, 이 봇이 하지 않는 일이다.
- “디자인에 대해 뭐든 물어보세요” 같은 범용 Q&A 봇이 아니다.
- “당신의 AI 공동창업자” 같은 역할도 아니다.
이 봇이 하는 일은 매우 단순하다. “뒤섞인 리서치 자료를, 매번 빠짐없이 구조화된 디자인 스펙 초안으로 바꿔준다.”
이 정도로 에이전트의 범위를 좁히면, 좋은 일이 여러 가지 생긴다.
- 성공 기준을 명확히 정의할 수 있다. (예: “이 결과물이 우리가 잘 만든 기존 스펙과 비슷한가?”)
- 현실적인 입력 사례로 테스트할 수 있다.
- 며칠~몇 주 안에 뭔가를 실제로 배포할 수 있다. 분기 단위가 아니라.
3단계: 프롬프트만이 아니라 RAG로 ‘똑똑한’ 봇 만들기
LLM은 강력하지만, 당신의 다음과 같은 내용은 모른다.
- 내부 문서
- 디자인 시스템
- 제품 의사결정 내역
- 고객별 특이사항과 맥락
여기서 RAG(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 검색 증강 생성) 가 필요해진다. RAG는 에이전트가 답변을 생성하기 전에, 당신의 내부 지식에서 적절한 문맥을 찾아와 활용할 수 있게 해 준다.
고수준에서 보면, 당신의 작은 워크플로우 봇은 다음과 같이 동작해야 한다.
- 관련 문서와 데이터를 수집·인덱싱한다. (예: 디자인 가이드라인, 이전 스펙, 콜 트랜스크립트 등)
- 현재 작업과 가장 관련 있는 조각들을 검색(retrieve) 한다.
- 그 검색 결과를 잘 설계된 프롬프트와 함께 LLM에 컨텍스트로 제공한다.
- 그 위에서, 실제 내부 지식 베이스에 기반한 출력을 생성(generate) 한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다음의 최신 리서치 노트, 그리고 관련 있는 과거 제품 결정 및 디자인 원칙을 바탕으로, 이 템플릿을 사용해 스펙 초안을 작성해 주세요. 각 주요 결정이 어떤 문서에 의해 뒷받침되었는지도 인용해 주세요.”
첫 번째 에이전트에 RAG를 도입했을 때 얻는 이점은 다음과 같다.
- 정확성 향상, 환각(hallucination) 감소 – 실제 내부 콘텐츠에 기반해 답한다.
- 신규 팀원의 온보딩 단축 – 에이전트가 팀의 히스토리를 기억하고 떠먹여 준다.
- 재사용 가능한 스택 – 한 번 RAG 인프라를 깔아두면, 이후 다른 에이전트도 같은 기반 위에서 만들 수 있다.
4단계: 비개발자도 조립해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실제로 쓸만한 것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백엔드 엔지니어일 필요가 없다. 코딩 경험이 없는 디자인 VP도 다음을 할 수 있다.
- 시각적인 플로우 에디터에서 워크플로우 정의하기
- Slack, Notion, Figma, CRM 같은 툴을 노코드(또는 로우코드) 방식으로 연결하기
- 프롬프트, 템플릿, UI 컴포넌트(입력 폼 등)를 설정하기
요즘 플랫폼들은 다음과 같은 요소를 조합(composition)해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게 해 준다.
- LLM 호출 단계 (예: “이 노트를 요약해 줘”, “이 섹션의 스펙을 작성해 줘”)
- RAG 검색 단계 (예: “인덱스에서 관련 리서치를 가져와”)
- UX 컴포넌트 (폼, 승인 버튼, 피드백 위젯 등)
- 트리거·자동화 로직 (티켓 생성 시, 신규 문서 생성 시, 캘린더 이벤트 발생 시 등)
여기서 필요한 마인드셋의 변화는 이렇다.
당신은 “AI를 프로그래밍”하는 게 아니다. AI를 활용하는 워크플로우 제품을 설계하는 것이다.
디자인 리더, 운영 매니저, PM은 종종 엔지니어보다 워크플로우의 고통 지점에 훨씬 더 가까이 있다. 이들에게 에이전트를 직접 조립할 수 있는 도구를 주면, “아이디어”에서 “실제로 프로덕션에서 돌아가는 봇”까지 가는 길이 크게 짧아진다.
5단계: 에이전트를 데모가 아니라 ‘제품’으로 다루기
에이전트가 조직에 진짜로 안착하게 만들고 싶다면, 다른 제품과 똑같이 다뤄야 한다.
모든 것을 계측하라
다음과 같은 것들을 반드시 관측할 수 있어야 한다.
- 사용량 – 누가, 얼마나 자주, 어떤 워크플로우에 이 에이전트를 쓰는가
- 성공 지표 – 출력물이 그대로 채택되었는가, 많이 수정되었는가, 아예 버려졌는가
- 지연 시간(latency) – 트리거부터 결과 제공까지 각 실행이 얼마나 걸리는가
피드백 루프 만들기
사용자가 다음을 아주 쉽게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 출력물에 평가 남기기 (좋아요/싫어요, 별점 등)
- 문제 제기 (환각, 잘못된 라우팅, 빠진 컨텍스트 등)
- 개선 제안 (예: “스펙에 이 섹션도 추가해 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 피드백을 활용해 다음을 반복적으로 개선한다.
- 프롬프트와 지시문 튜닝
- RAG 인덱싱 대상 문서 조정
- 워크플로우 단계와 UI 구성 개선
진짜로 테스트하라
광범위하게 롤아웃하기 전에 다음을 수행하자.
- 과거 데이터로 테스트 – 과거의 작업을 동일 입력으로 넣었을 때, 비슷하거나 더 나은 결과를 내는가?
- A/B 테스트 – 동일 입력에 대해 새로운 프롬프트 vs 기존 프롬프트를 비교
- ‘허용 가능한 품질’ 정의 – 어느 수준 이상이어야 이 봇이 시간을 절약시켜 주지, 오히려 재작업을 늘리지 않는가?
로그, 지표, 반복 개선을 갖춘 에이전트는 살아 있는 제품처럼 금방 좋아진다. 반면, 실험실 데모로만 남은 것은 현실에 안착하지 못한다.
6단계: 에이전트 라이프사이클 플랫폼으로 더 빠르게 배포하기
LLM, RAG 인프라, 각종 툴 연동, 인증, 로깅, 모니터링을 전부 직접 엮어 만드는 것은 상당한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다.
에이전트 라이프사이클 플랫폼(agent lifecycle platform)—예를 들어 Adopt 같은—은 이런 무거운 작업을 대신 맡아줄 수 있다.
- 인프라 & 배포 – 팀은 워크플로우 로직에 집중하고, 플랫폼은 환경, 스케일링, 릴리스 관리를 맡는다.
- 모니터링 & 분석 – 사용량, 품질, 지연 시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시보드를 제공한다.
- 거버넌스 & 접근 제어 – 누가 봇을 실행할 수 있는지, 어떤 출력물을 볼 수 있는지, 설정을 바꿀 수 있는지 관리한다.
- 버저닝 & 롤백 – 새 버전을 안전하게 배포하고, 문제가 생기면 빠르게 이전 버전으로 되돌릴 수 있다.
이를 통해 팀은 다음과 같은 이점을 얻는다.
- 프로토타입에서 프로덕션까지 수개월이 아니라 며칠 단위로 이동
- 견고한 기반 위에 비개발자 빌더를 올려 더 빠른 실험
- 조직 전체에서 에이전트를 어떻게 만들고, 모니터링하고, 개선할지 표준화
당신의 첫 에이전트는 배포하기 쉽고, 신뢰하기 쉽고, 유지보수하기 쉬워야 한다. 라이프사이클 플랫폼은 그런 기반을 제공한다.
7단계: 처음부터 성능과 확장성을 고려하라
첫 번째 작은 워크플로우 봇은 소수의 사용자로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성공하면 곧 트래픽이 몰린다. 느린 에이전트는 금방 잊혀지는 에이전트가 된다.
봇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다음을 고려하자.
-
LLM과 RAG 스택에 맞는 적절한 GPU 인프라 위에서 실행하기
- 예상 동시 접속량을 감당할 수 있는 모델·배포 방식을 선택한다.
- 범용 컴퓨트가 아닌, 추론에 최적화된 GPU 기반 호스팅을 사용한다.
-
모델뿐만 아니라 RAG 자체도 최적화하기
- 효율적인 벡터 인덱스 사용
- 실제로 필요한 범위만 컨텍스트 윈도우에 넣기
- 자주 반복되는 쿼리는 적절히 캐싱하기
-
전체 시간이 아니라 단계별 지연 시간을 측정하기
- 검색(Retrieval) 시간
- LLM 생성 시간
- 외부 툴/API 호출 시간
-
성능 예산(performance budget) 설정하기
- 예: “디자인 스펙 봇은 95%의 요청에 대해 20초 이내에 첫 초안을 반환해야 한다.”
초기에 성능을 염두에 두면, 나중에 아키텍처를 통째로 다시 짜야 하는 고통을 줄이고, 사용자가 늘어나도 에이전트가 계속 쾌적하게 느껴지도록 만들 수 있다.
마무리: 전체를 하나로 묶어 보기
팀이 실제로 매일 쓰게 되는 첫 번째 유용한 AI 에이전트를 배포하려면, 다음의 순서를 따르자.
- 특정 사용자·팀을 위한 반복적이고 고통스러운 워크플로우 하나를 고른다.
- 그 워크플로우 전체를 책임지는 작은 워크플로우 봇을 설계하고, 범용 어시스턴트 욕심은 버린다.
- 에이전트가 내부 문서·데이터에 기반해 동작하도록 RAG를 도입한다.
- 디자인 VP 같은 비개발자도 컴포저블 툴과 UX를 통해 에이전트를 조립할 수 있게 한다.
- 테스트, 로깅, 피드백 루프를 갖춘 제품으로서 에이전트를 운영한다.
- 인프라·배포·모니터링을 책임지는 에이전트 라이프사이클 플랫폼(예: Adopt) 을 활용한다.
- 적절한 GPU 기반 LLM·RAG 스택으로 성능과 확장성을 미리 설계한다.
이렇게 하면 당신의 첫 에이전트는 화려한 데모나 잊혀진 실험으로 끝나지 않는다. 작고, 집중되어 있고, 집요하게 유용한 워크플로우 봇이 되어 팀이 매일 의존하게 될 것이며, 이후에 만들 모든 에이전트의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