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페이지 프로젝트 맵: 노션에 갇히지 않고 코딩 아이디어를 계획하는 방법
노션이나 복잡한 프로젝트 관리 도구 없이, 아키텍처·할 일·문서를 한 페이지에 모아두는 가벼운 프로젝트 계획 방법인 ‘원페이지 프로젝트 맵’을 소개합니다.
원페이지 프로젝트 맵: 노션에 갇히지 않고 부담 없이 코딩 아이디어를 계획하는 방법
새로운 코딩 프로젝트를 계획하려고 노션을 열었다가, 어느새 코드를 짜기보다 워크스페이스를 설계하고 있었다면 당신만 그런 게 아닙니다.
많은 개발자가 아주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합니다. “그냥 이 앱 하나 만들어보고 싶을 뿐인데…” 그런데 금세 수많은 페이지, 데이터베이스, 중첩된 할 일 속에 빠져버리죠. 생각을 정리하라고 만든 도구가 오히려 새로운 마찰과 피로를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페이지 프로젝트 맵(one-page project map)**은 그 반대에 있는 접근입니다. 부담 없고, 최소한이면서, 시각적으로 한눈에 들어오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계획하게 해 줍니다. 이를 통해 다음을 할 수 있습니다.
- 중요한 것들을 한 페이지에 모두 모아두기
- ‘스파게티’ 같은 프로젝트 구조와 과도한 문서화를 피하기
- 처음부터 깔끔하고 모듈화된 아키텍처를 설계하기
- 코드 근처에 문서를 둬서 컨텍스트 전환 줄이기
이 방식은 종이든, AFFiNE, Obsidian 같은 노션 대체제든, 그냥 하나의 마크다운 파일이든 어떤 도구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단, 이 핵심 원칙만 지키면 됩니다.
프로젝트에 필수적인 정보는 모두 한 페이지에 둔다.
이제 어떻게 하는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왜 원페이지 맵이 무거운 계획 도구보다 나은가
노션, Jira, ClickUp 같은 무거운 도구는 강력하지만 그만큼 대가도 따릅니다. 특히 개인 개발자나 소규모 팀이라면 더 그렇습니다.
1. 압박은 줄이고, 추진력은 키운다
중첩된 페이지, 태그, 필터가 뒤엉킨 복잡한 워크스페이스를 마주하면, 뇌가 빌더 모드에서 시스템 설계자 모드로 전환됩니다. 프로젝트 구조를 생각하기보다, 도구 구조를 만드느라 에너지를 쓰게 되죠.
원페이지 맵은 이런 것들을 걷어냅니다. 한 번에 볼 수 있는 것은:
- 프로젝트 목표
- 핵심 기능들
- 아키텍처 개요
- 다음에 할 일
탭이나 페이지를 뒤지지 않고 한눈에 들어옵니다. 그러면 시작하기도, 흐름을 이어가기에도 훨씬 쉬워집니다.
2. ‘스파게티’ 프로젝트 구조를 막아준다
제한이 없으면 금방 이런 식이 됩니다.
Docs페이지Tasks페이지Roadmap페이지Bugs페이지Maybe later페이지
…그러다 보면 어느새 기능을 만드는 대신, 작은 위키나 지식 베이스를 관리하고 있게 됩니다.
한 페이지라는 제약은 당신에게 우선순위를 강제합니다.
- 핵심 기능만
- 필수적인 아키텍처 결정만
- 바로 다음에 할 몇 가지만
깊이 파고들어야 하는 내용은 다른 도구나 문서에 둘 수 있지만, 이 맵은 항상 **단일 기준점(single source of truth)**으로 남겨둡니다.
3. 1인 개발자와 소규모 팀에 딱 맞다
수십 명을 동시에 조율하는 게 아니라면, 엔터프라이즈급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이 꼭 필요하진 않습니다. 필요한 건 관료주의가 아니라 명확함입니다.
원페이지 프로젝트 맵은 다음을 제공합니다.
-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프로젝트의 전체 그림
- 가벼운 문서화
- 진행 상황을 간단히 추적하는 방법
복잡한 워크플로 없이 이 모든 걸 얻을 수 있습니다.
원페이지 프로젝트 맵에는 무엇을 담을까?
원페이지 맵을 이 프로젝트의 컨트롤 패널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중요한 것들이 한눈에 보이는 대시보드입니다.
아래와 같은 간단한 구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1. 프로젝트 헤더
페이지 맨 위에는:
- 프로젝트 이름 – 무엇을 만들고 있나요?
- 한 줄 설명 – 누구를 위한, 어떤 기능의 것인가요?
- 상태 – 아이디어 / 진행 중 / 안정화 중 / 출시 준비 / 유지보수
예시:
프로젝트: HabitLoop
설명: 개발자가 아주 작은 일일 습관을 단순한 연속 기록(streak)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 주는 미니멀 웹 앱.
상태: 진행 중
2. 기능이 아닌 ‘결과’부터 정리하기
단순한 기능 목록이 아니라, 3–5개의 **원하는 결과(Outcome)**를 적어보세요.
- “사용자가 10초 이내에 하루 습관을 기록할 수 있다.”
- “데이터가 기기 간에 매끄럽게 동기화된다.”
- “나중에 모바일 앱을 추가할 수 있을 정도로 코드베이스가 모듈화되어 있다.”
이런 결과들이 아키텍처와 범위를 결정할 때 기준점이 됩니다.
3. 핵심 기능(상위 레벨)
주요 기능들을 단순하고 시각적으로 나열합니다.
- 습관 대시보드
- 일일 체크인 플로우
- 연속 기록(streak) 로직 및 알림
- 유저 인증 및 설정
여기서는 거친 수준에서만 정리합니다. 이건 백로그가 아니라, **지형도(map of the terrain)**에 가깝습니다.
4. 아키텍처 & 모듈
여기서부터 ‘깔끔한 설계’가 시작됩니다.
아키텍처를 모듈 단위로 스케치합니다.
- Frontend(프론트엔드) – UI 컴포넌트, 상태 관리, 라우팅
- Backend(백엔드) – API 엔드포인트, 서비스, 데이터 접근 레이어
- Database(데이터베이스) – 테이블 또는 컬렉션
- Integrations(연동) – 이메일, 인증 서비스, 결제 등
도구가 지원한다면 박스와 화살표, 간단한 블록 다이어그램, 또는 중첩 리스트 등으로 시각화하세요.
마크다운 예시:
- Frontend
DashboardViewHabitListDailyCheckinModal
- Backend
POST /habitsPOST /checkinsGET /stats
- Database
usershabitscheckins
목표는 단 하나입니다. 파일 더미가 아닌 ‘모듈들로 이루어진 시스템’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
5. 똑똑하고 가벼운 문서화
별도의 문서 공간을 파지 말고, 핵심적인 문서화는 이 맵 안에 같이 둡니다.
- 데이터 모델 메모 – 각 테이블/필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 주요 결정 사항 – 예: “관계형 데이터가 많아 MongoDB 대신 PostgreSQL 사용.”
- 제약 사항 – 성능 고려, 기술 스택의 한계 등
짧고 집중된 불릿으로만 남기세요. 책을 쓰는 게 아니라, 다음 정도만 가능하면 됩니다.
- 왜 이렇게 했는지 나중에 떠올릴 수 있을 것
- 미래의 협업자(혹은 미래의 나)가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그리고 이게 코드와 같은 페이지에 있으니, 컨텍스트를 떠올리기 위해 다른 도구나 탭을 왔다 갔다 할 필요가 줄어듭니다.
6. 다음 단계(엄격하게 제한하기)
다음 3–7개의 작업만 적어 두는 영역을 따로 마련합니다.
- “기본 회원가입/로그인 구현하기”
- “
habits,checkins테이블 스키마 정의 후 생성하기” - “더미 데이터로 기본 대시보드 레이아웃 만들기”
하나를 끝낼 때마다, 기능 목록이나 머릿속 백로그에서 다음 할 일을 끌어옵니다. 이렇게 해야 페이지가 깔끔하게 유지되고, 끝없는 할 일 목록으로 부풀어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화려한 도구 없이도 맵을 시각화하는 방법
이걸 시각적이고 직관적으로 만들기 위해, 꼭 다이어그램 도구가 필요한 건 아닙니다.
간단한 선택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종이 또는 화이트보드: 모듈은 박스로, 데이터 흐름은 화살표로, 기능과 할 일은 작은 리스트로 그리기
- 마크다운 파일: 헤더와 불릿 리스트로 섹션과 계층 구조를 표현하기
- AFFiNE 같은 도구: 블록, 스티키 노트, 심플 캔버스를 이용해 한 페이지에 아키텍처와 작업을 배치하기
핵심은, 프로젝트를 열었을 때 한눈에 다음 네 가지가 보이는 것입니다.
- 이게 무엇인지
- 무엇을 해야 하는지
-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 지금 당장 무엇을 할지
계획을 코드에 최대한 가깝게 두기
마찰을 줄이는 아주 강력한 방법 하나는, 원페이지 맵을 코드베이스 바로 옆에 두는 것입니다.
- 리포지토리 루트에
PROJECT_MAP.md파일 두기 - AFFiNE 같은 도구에 “Project Map” 페이지를 만들어 고정(pinned)하기
- 종이로 그린 맵을 사진 찍어 리포지토리
docs폴더에 넣기
이렇게 하면 얻는 이점은:
- 문서를 찾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됨
- 새로 합류한 협업자가 빠르게 온보딩할 수 있음
- 리팩터링이나 기능 추가 시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짐
코드를 수정할 때마다 이 맵을 한 번 훑어보며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 이 변경 사항이 아키텍처에 잘 들어맞는가?
- 이 기능은 정말 ‘핵심 범위’ 안에 있는가?
- 지금 같이 처리하면 좋은 관련 작업이 있는가?
도구에 따라 원페이지 맵을 응용하는 방법
구조는 그대로 두고, 매체만 바꾸면 됩니다.
종이 위에서
- 헤더, 결과(Outcomes), 기능(Features), 아키텍처(Architecture), 문서(Docs), 다음 단계(Next Steps) 섹션을 나눠 그리기
- 모듈과 기능들을 화살표로 연결하기
- 책상 위나 벽에 붙여 항상 보이게 두기
AFFiNE(또는 비슷한 도구)에서
Project – One-Page Map같은 제목으로 단일 페이지 생성- 각 섹션을 블록으로 만들고, 다이어그램은 캔버스 영역에 배치
- 꼭 필요할 때만 더 깊은 문서로 링크를 걸되, 이 페이지 자체는 최대한 자기완결적으로 유지
마크다운 / 코드 리포지토리에서
PROJECT_MAP.md파일을 만들고 명확한 헤딩 구조 사용- ASCII 다이어그램이나 단순 리스트로 아키텍처 표현
- 개발 플로우 안에서 이 파일을 계속 업데이트하는 습관 들이기
어떤 도구를 쓰느냐보다 더 중요한 건, 한 페이지 안에 머무르는 규율입니다.
한 페이지로는 부족해지는 시점은 언제일까?
원페이지 프로젝트 맵이 가장 빛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 1인 프로젝트
- MVP와 프로토타입
- 사이드 프로젝트
- 소규모 팀의 앱이나 내부 도구
프로젝트가 점점 커지면 이런 것들이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 API, 온보딩, 복잡한 워크플로에 대한 전용 문서
- 보안, 컴플라이언스, 인프라 관련 별도 문서
그건 전혀 문제 없습니다. 다만 맵은 항상 최상위 개요로 남기고, 세부 내용으로는 바깥으로 링크하는 방식으로 유지하세요. 이 맵을 프로젝트의 **정문(front door)**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마무리: 선명하게 생각하고, 평온하게 만든다
생각이 깊고 확장 가능한 코드베이스를 만들기 위해 복잡한 워크스페이스가 꼭 필요한 건 아닙니다.
원페이지 프로젝트 맵은 다음을 가능하게 합니다.
- 불필요한 오버헤드 없이 명료함 확보
- 처음부터 깔끔하고 모듈화된 아키텍처 설계
- 코드와 가까운 곳에 유지되는 가벼운 문서화
- 범위와 다음 할 일을 한눈에 보는 단순한 시각적 개요
종이에 그리든, AFFiNE을 쓰든, 리포지토리에 마크다운 파일 하나를 추가하든, 규칙은 동일합니다.
필수적인 것은 전부 한 페이지에 둔다.
만약 당신이 자주 ‘만들기’보다 ‘정리하기’에 갇혀 있는 느낌이라면, 다음 프로젝트에서 이 방식을 한 번 써 보세요. 원페이지 맵을 만들고, 리포지토리에 커밋한 뒤, 그걸 가이드로 삼는 겁니다. 프로젝트 전체가 한눈에 들어올 때, 얼마나 쉽게 결과물을 내보낼 수 있는지 꽤 놀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