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 Lag

원-쇼트컷 워크플로: 하루 수십 번 쓰는 단 하나의 단축키로 시간을 20–30% 줄이는 법

단 하나의 ‘히어로’ 단축키를 설계하고, 키 리매핑·앱 런처·일관된 단축키 설계를 통해 반복적인 컴퓨터 작업의 20–30%를 줄이는 원-쇼트컷 워크플로를 만드는 방법.

원-쇼트컷 워크플로: 단 하나의 키 조합을 매일 쓰는 시간 절약 초능력으로 만들기

대부분의 생산성 조언은 단축키를 더 많이 외우라고 합니다.

키보드 조합 50개가 적힌 치트시트를 받으면 하루 정도 써보다가, 세 개 정도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잊어버린 채 예전 습관으로 돌아가곤 합니다.

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거의 쓰지 않는 수십 개의 단축키를 외우는 대신, 하루에 수십 번(혹은 수백 번) 쓰게 될 ‘히어로 단축키’ 하나를 설계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 한 가지 단축키가 가장 자주 하는 행동들의 범용 트리거가 되도록 도구들을 리매핑하고 재배치합니다. 제대로 세팅하면 이 ‘원-쇼트컷 워크플로’만으로도 브라우저, 에디터, 터미널, 일상적인 작업에서 반복 업무의 20–30%를 현실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그 방법을 단계별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왜 하나의 단축키가 쉰 개의 단축키보다 강력한가

키보드 단축키가 강력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마우스를 움직이는 시간을 없애고
  • 컨텍스트 전환을 줄이며
  • 여러 단계를 한 번의 동작으로 압축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지 부하(cognitive load)**라는 함정이 있습니다. 단축키 하나를 쓸 때마다 항상 이렇게 떠오르죠. “저 조합이 뭐였지?” 자주 쓰지 않으면 바로 잊어버립니다.

원-쇼트컷 워크플로의 접근 방식은 다릅니다.

  • **하루 종일 반복해서 쓸 수 있는 단축키 하나(히어로)**를 고르고
  • 그 단축키가 가장 가치 있는 행동을 트리거하게끔 환경을 거꾸로 맞추고
  • 누르기 거의 무의식적일 정도로 편하게 만들어 근육 기억으로 굳게 합니다.

30개의 단축키를 얕게 아는 대신, 단 하나의 단축키를 깊게 자동화하는 겁니다.


1단계: 당신의 ‘히어로 단축키’를 고르기

히어로 단축키는 하루 종일 눌러도 손가락에 무리가 가지 않는 키 조합이어야 합니다.

좋은 후보 예시:

  • 리매핑한 **Caps Lock(캡스락)**처럼 한 개의 수정 키(modifier key)
  • 운영체제 기본 단축키와 크게 겹치지 않는, 간단한 두 개 키 조합 (예: Alt+Space, Ctrl+Space 등)

좋은 히어로 단축키의 조건:

  1. 손가락을 많이 움직이지 않고도 쉽게 닿는 위치일 것
  2. 운영체제나 주요 앱에서 이미 많이 쓰이지 않는 조합일 것
  3. 우발적으로 잘못 누르기 어려울 정도로 구분되는 키일 것

많은 파워 유저가 Caps Lock을 히어로 키로 쓰는 이유는:

  • 크고 중앙에 있어 누르기 편하고
  • 기본 기능(대문자 고정)은 거의 쓸 일이 없고
  • 다른 기능을 붙여 쓰기에 딱 좋은 ‘하이퍼 키’ 트리거이기 때문입니다.

다음과 같은 조합도 좋습니다.

  • Alt + Space (앱 런처 기본 단축키로 많이 사용)
  • Ctrl + Space (비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시스템 환경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어떤 키를 선택하든, 이 히어로 단축키는 앞으로 당신의 핵심 워크플로로 들어가는 관문이 됩니다.


2단계: 힘들이지 않고 누를 수 있도록 리매핑하기

히어로 단축키는 생각 없이 손이 먼저 나갈 정도로 자동적으로 눌러져야 합니다.

Windows에서는 PowerToys의 Keyboard Manager가 이 작업에 매우 유용합니다. 이 도구로 다음이 가능합니다.

  • 개별 키 리매핑 (예: Caps Lock → Ctrl 또는 원하는 커스텀 조합)
  • 단축키 리매핑 (예: Ctrl+Shift+L → Caps Lock으로 재할당)

macOS라면 다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Karabiner-Elements (깊은 수준의 키 리매핑)
  • 시스템 설정 → 키보드 → 키보드 단축키 (간단한 수준의 변경)

여기서의 목표는 간단합니다.

강력하지만 누르기 애매한 단축키를 히어로 키에 달라붙게 만드는 것.

예시:

  • 브라우저의 주소창 포커싱 단축키인 Ctrl+L을 히어로 키로 매핑
  • 에디터의 커맨드 팔레트 단축키인 Ctrl+Shift+PCmd+Shift+P를 히어로 키로 매핑

이제 뇌에서 기억해야 할 것은 이것뿐입니다.

“그냥 히어로 키를 눌러라.”

더 이상 “VS Code에서는 Ctrl+Shift+P, Mac에서는 Cmd+Shift+P, 다른 에디터에서는 또 뭐였지…” 같은 기억 싸움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3단계: 앱 실행을 ‘한 번에’ 하는 동작으로 만들기

매일 쓸데없이 소모되는 시간과 마찰의 상당 부분은 다음에서 나옵니다.

  • 시작 메뉴나 Dock에서 앱을 찾고
  • 파일이나 프로젝트를 클릭해서 열고
  • 매일 같은 경로를 반복해서 들어가는 것

Raycast(macOS), Alfred(macOS) 같은 앱 런처나 PowerToys Run(Windows) 같은 도구를 사용하면:

  • 전역 글로벌 핫키로 커맨드 바를 띄우고
  • 몇 글자만 타이핑해서 앱을 실행하고
  • 파일·폴더·프로젝트를 직접 열고
  • 워크플로나 스크립트를 바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것을 원-쇼트컷 아이디어와 연결합니다.

  1. 앱 런처의 전역 단축키를 히어로 키(또는 히어로 키 + 간단한 추가 키)에 할당합니다.
  2. 런처 기능을 활용해 일상 루틴을 위한 커맨드 이름을 만듭니다.
    • work → 기본 에디터, 브라우저, 프로젝트 폴더 열기
    • notes → 노트 앱과 오늘 날짜의 데일리 노트 열기
    • standup → 데일리 스탠드업 문서와 할 일 관리 도구 열기

사용 경험은 이렇게 바뀝니다.

히어로 단축키 누르기 → 몇 글자 타이핑 → Enter → 전체 워크플로가 한 번에 열린다.

메뉴를 클릭하거나 매번 수동으로 검색하는 대신, 여러 단계를 하나의 일관된 트리거로 압축한 셈입니다.


4단계: 앱마다 제각각인 단축키를 표준화하기

큰 마찰 요인 중 하나는 앱마다 제각각인 단축키 체계입니다.

  • 어떤 도구에서는 콘솔 지우기가 Ctrl+L, 다른 곳에서는 Cmd+K
  • 커맨드 팔레트 열기 단축키가 앱마다 다르고
  • 탭 전환이나 검색창 포커스도 앱마다 다릅니다.

리매핑 도구를 활용하면 이런 문제를 표준화할 수 있습니다.

원칙:

같은 물리적 키(또는 키 조합)는, 어떤 앱이든 같은 종류의 행동을 실행해야 한다.

예시:

  • 히어로 키 → “범용 커맨드/검색 진입”

    • 브라우저: Ctrl+L (주소창 포커스)에 매핑
    • IDE/에디터: Ctrl+P 또는 Cmd+P (빠른 파일/프로젝트 열기)에 매핑
    • 터미널: 커맨드 팔레트나 명령/히스토리 검색 단축키에 매핑
  • 히어로 + 다른 키 → “컨텍스트 초기화/리셋”

    • 터미널: 콘솔 clear
    • 로그 뷰어: 출력 지우기
    • 알림 센터: 모든 알림 닫기

Windows에서는 PowerToys Keyboard Manager를, macOS에서는 Karabiner나 BetterTouchTool 등을 사용해:

  • 앱마다 서로 다른 원래 단축키
  • 동일한 히어로 키 또는 히어로 기반 조합으로 묶을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손가락 입장에서는 “지금 어떤 앱에 있는지”가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같은 움직임이 항상 같은 유형의 일을 하게 되는 거죠.


5단계: 반복 작업을 골라 ‘한 방에’ 묶어버리기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히어로 단축키를 자주 반복되는 작업에 집중해서 매핑해야 합니다. 특히 다음 조건을 만족하는 것들입니다.

  • 클릭이나 키 입력이 여러 번 필요한 행동
  • 흐름을 끊어 버리는 행동
  • 한 시간에 여러 번, 심지어 수십 번 반복되는 행동

자주 나오는 타깃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주소창/검색창으로 이동하기

    • 히어로 → 브라우저 주소창/omnibox 포커스에 매핑
    • 이제 새로운 사이트/검색/URL이 필요할 때마다: 그냥 히어로 한 번 누르고 타이핑하면 끝입니다.
  2. 콘솔이나 로그 출력 지우기

    • 히어로 → 터미널 clear에 매핑
    • 다른 터미널류 도구에서도 동일한 동작을 하도록 맞춰줍니다.
  3. 프로젝트나 워크스페이스 열기

    • 앱 런처 + 히어로 조합으로 히어로 → "client-x" 입력 → Enter 패턴을 만듭니다.
    • 해당 클라이언트의 에디터, 디렉터리, 문서가 자동으로 열리게 하는 식입니다.
  4. 검색/명령 모드로 진입하기

    • 히어로 → 이메일, 태스크 매니저, 노트 앱의 검색창 포커스에 매핑
    • ‘범용 검색 키’처럼 쓰는 겁니다.

3~5단계짜리 행동을 히어로 한 번 + 최소한의 타이핑으로 바꾸는 순간, 한 번에 몇 초씩 절약됩니다. 이런 행동을 하루에 수백 번 반복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를 모두 더하면, 특히 브라우저·에디터·터미널·이메일처럼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도구에서는 20–30% 정도의 시간 절약이 전혀 과장이 아닙니다.


6단계: 운영체제 예약 단축키를 존중하기

모든 키 조합이 마음대로 써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단축키는 운영체제가 예약해 두었고, 변경이 불가능하거나 변경하는 것이 권장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 Windows

    • Win + L – 화면 잠금
    • Ctrl + Alt + Del – 보안 옵션
    • 일부 Win + 조합은 OS 깊숙이 박혀 있어 건드리기 어렵거나 위험합니다.
  • macOS

    • Cmd + Space – Spotlight (물론 의도적으로 재할당할 수는 있음)
    • Cmd + Tab – 앱 전환기

원-쇼트컷 워크플로를 설계할 때는 이런 제약을 피해서 설계해야 합니다.

  • 실제로 유용한 시스템 레벨 단축키와 싸우지 말고,
  • 충돌이 나지 않는 히어로 키 바인딩을 고르고,
  • 만약 무언가를 덮어썼다면, 의도적으로 한 것이고 되돌리는 방법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목표는 운영체제와 부드럽게 공존하는 워크플로이지, 계속 충돌하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예시: 오후 한나절이면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원-쇼트컷 세팅

보다 구체적인 예시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플랫폼: Windows

  1. PowerToys Keyboard Manager에서:

    • Caps Lock을 커스텀 단축키(예: Ctrl+Shift+Space)로 리매핑합니다.
  2. 브라우저에서:

    • Ctrl+L (주소창 포커스)을 위에서 만든 Caps Lock 커스텀 조합으로 다시 매핑합니다.
    • 결과: Caps Lock을 탭하면 → 커서가 바로 주소창으로 이동합니다.
  3. 에디터(예: VS Code)에서:

    • Ctrl+P (빠른 파일/프로젝트 열기)를 같은 Caps Lock 조합에 매핑합니다.
    • 결과: Caps Lock을 탭하면 → Quick Open이 뜹니다.
  4. 터미널에서:

    • Ctrl+L (clear) 또는 자신이 쓰는 clear 명령을 Caps Lock에 매핑합니다.
    • 결과: Caps Lock을 탭하면 → 콘솔 화면이 깨끗하게 지워집니다.
  5. PowerToys Run의 전역 단축키를 설정하고, 선택적으로:

    • 이를 Caps Lock + 다른 키(예: Caps + Space)에 리매핑합니다.
    • 결과: Caps만 누르면 → 현재 앱 안에서의 명령/검색, Caps+Space를 누르면 → 앱 전체를 넘나드는 런처 실행.

이렇게 하면 작은 시스템 하나가 완성됩니다.

  • 히어로 키 단독 탭 → “지금 이 앱 안에서 행동” (검색, 열기, 지우기 등)
  • 히어로 키 + 추가 키 → “모든 앱을 아우르는 행동” (실행, 전환, 워크플로 실행 등)

동작이 표준화되고, 손가락 이동이 최소화되며, 손이 자연스럽게 익히는 핵심 움직임 하나가 생깁니다.


마무리: 단 하나의 단축키에 ‘힘든 일’을 떠넘겨라

엄청나게 많은 단축키를 모두 외워야 빠르게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쇼트컷 워크플로를 설계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습니다.

  • 누르기 쉬운 히어로 키 하나를 정하고
  • 어색하지만 강력한 단축키들을 그 위에 얹어 부담 없이 쓰게 만들며
  • 앱 런처를 통해 여러 앱이 얽힌 워크플로를 한 번의 행동으로 압축하고
  • 도구 전반의 행동을 표준화해 손가락이 ‘어느 앱인지’ 고민하지 않게 만들고
  • 반복 작업을 골라 단 한 번의 움직임으로 줄여 버릴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하루에 수백 번 반복하는 행동에서 몇 초씩만 줄여도 핵심 도구에서 20–30% 정도 더 빠르게 일할 수 있습니다.

시작은 작게 해도 됩니다. 히어로 단축키 하나를 고르고, 가장 가치 있는 역할 하나만 먼저 맡기세요. 예를 들어 브라우저 주소창 포커스나 에디터 커맨드 팔레트 열기처럼요. 그리고 일주일 동안 집요하게 그 단축키만 쓰는 겁니다.

손이 완전히 익으면, 거기에서 조금씩 확장해 나가세요. 그런 식으로 쌓다 보면, 어느 순간 당신의 작업 환경은 겉으로는 단축키 하나가 조용히 일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수십 개의 단축키가 뒤에서 대신 일하는 시스템이 되어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때의 당신은, 매일같이 과거의 자신에게 고마워하게 될 겁니다.

원-쇼트컷 워크플로: 하루 수십 번 쓰는 단 하나의 단축키로 시간을 20–30% 줄이는 법 | Rain L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