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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디버그 다이어리 챌린지: 버그 해결 방식을 바꾸는 작은 실험

단 1주일 동안 디버그 다이어리를 쓰는 것만으로 디버깅 실력을 크게 끌어올리고, 실수의 패턴을 드러내며, 매일의 개발 워크플로를 업그레이드하는 방법.

1주일 디버그 다이어리 챌린지: 버그 해결 방식을 바꾸는 작은 실험

디버깅은 실제 개발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개발자는 이걸 체계적으로 배우기보다는, 우연과 시행착오로 익힙니다. 구글링하고, 감으로 찍어보고, 로그를 뒤적이고, print를 여기저기 뿌려보다가, 어느 순간 버그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다음 날, 또다시 처음부터 같은 과정을 반복하죠.

“디버깅을 그때그때 버티는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스킬로 다룬다면 어떨까요?”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1주일 디버그 다이어리 챌린지입니다. 부담 거의 없는 작은 실험이지만, 당신이 생각하고, 디버깅하고, 코드를 작성하는 방식까지 바꿀 수 있는 방법입니다.


디버그 다이어리는 무엇이고, 왜 1주일만 하는가?

디버그 다이어리는 버그를 잡는 동안 간단히 남기는 기록입니다. 거창한 도구는 필요 없고, 마크다운 파일이나 텍스트 파일 하나면 충분합니다. 거기에 아래와 같은 것들을 적습니다.

  • 어떤 문제를 고치려는지
  • 무엇을 시도했는지
  • 무엇을 관찰했는지
  • 무엇을 배웠는지
  • 다음에 무엇을 해볼 것인지

여기서 포인트는 “앞으로 평생 이렇게 살겠다”가 아니라, 딱 1주일만 집중해서 해보겠다고 정한다는 것입니다.

이 작은 제한이 중요한 이유:

  • 시작할 때 심리적 장벽을 확 낮춰 줍니다.
  • 인생을 바꾸는 습관이 아니라, 실험으로 느껴지게 합니다.
  • 끝날 때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게 도움이 됐나? 계속 가져갈 건 뭐지?

새로운 생산성 시스템을 만드는 게 아닙니다. “내 디버깅 프로세스를 대상으로 한 1주일짜리 실험”을 돌려보는 것입니다.


1주일 디버그 다이어리 세팅 방법

별도의 앱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가장 빠르고, 가장 덜 방해되는 도구를 쓰면 됩니다.

추천 세팅:

  • 마크다운 파일 하나: debug-diary-YYYY-MM-DD.md
  • 또는 하루에 하나씩: debug-2026-01-05.md, debug-2026-01-06.md 처럼

파일 맨 위에 반복해서 쓸 수 있는 간단한 템플릿을 만들어 둡니다:

# Debug Diary – 2026-01-05 ## Bug 1 – [간단한 제목] - **Context:** - **Hypothesis:** - **What I tried:** - **What I observed:** - **What I learned:** - **Next step:** ## Bug 2 – [간단한 제목] ...

목표는 에세이를 쓰는 게 아닙니다. 빠르게 타이핑할 수 있는 불릿 포인트와 짧은 문장이면 충분합니다.

원한다면 아래처럼 간단한 Daily Summary(일일 요약) 섹션을 맨 아래에 추가해도 좋습니다.

## Daily Summary - Biggest win: - Most confusing bug: - Pattern I noticed: - One idea to try tomorrow:

로그를 소음이 아니라 가설로 바꾸기

디버그 다이어리는 로그에 파묻혔을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실제 상황에서 많은 개발자는 이렇게 합니다:

  1. 로그를 열고
  2. 마구 스크롤하다가
  3. 눈에 띄는 의심스러운 걸 건드려 보고
  4. 이걸 계속 반복합니다

대신, 다이어리를 사용해 이 혼돈을 가설 기반 프로세스로 구조화할 수 있습니다.

예시 엔트리:

## Bug – Payment webhook not updating order status **Context:** Prod logs show webhook endpoint hit, but order remains `PENDING`. **Hypothesis 1:** Webhook payload parsing fails for some events. - What I tried: - Searched logs for `JSON parse error` around webhook handler. - Added temporary logging of raw payload size + event type. - What I observed: - No parse errors. - All events show `event_type=payment_succeeded`, payload size consistent. - What I learned: - Parsing is likely fine; bug is downstream. **Hypothesis 2:** Status update fails due to race condition with order creation. - What I tried: - Searched logs for `order_id` in both creation and webhook flows. - Checked timestamps. - What I observed: - Webhook sometimes arrives before order is persisted. - What I learned: - Need idempotent handling + retry. - Next step: - Implement `upsert` for order + store pending webhooks.

이렇게 적어 두면, 중요한 두 가지를 하게 됩니다.

  • 막연한 “아마 X일지도?”를 명시적인 가설로 바꿉니다.
  • 로그 → 가설 → 실험 → 결과로 이어지는 흐름을 문서화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질문을 점점 더 잘 하게 됩니다:

“이 로그들을 기준으로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뭐지? 그리고 이걸 검증하기 위한 최소한의 실험은 뭘까?”


성공과 실패를 모두 기록하라

디버그 다이어리는 하이라이트 모음이 아니라, 블랙박스 레코더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모두 기록합니다.

  • 성공적으로 고친 버그
  • 빗나간 시도들
  • 잘못된 가정들
  • “이걸 왜 이렇게 했지…” 싶은 순간들

실패한 시도까지 적어 둘 이유가 있을까요?

  1. 같은 막다른 길을 반복하지 않게 해 줍니다. 비슷한 버그가 다시 나오면, 다이어리에서 검색해 보고 “아, 이때 이미 X를 시도했는데 도움 안 됐지”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2. 나쁜 습관을 드러냅니다. 가설 없이 “일단 설정 값부터 바꿔보자”는 식으로 자주 움직인다면, 글로 보았을 때 비로소 그 패턴이 눈에 들어옵니다.
  3. 개인적인 지식 베이스를 만듭니다. 많은 버그는 옷만 바꿔 입고 반복됩니다. 성공/실패 양쪽 접근법을 다 남겨 두면, 실제 환경에서 무엇이 통하는지에 대한 지도가 생깁니다.

성공과 실패를 모두 보여주는 예:

**Failed attempt:** Assumed DB connection pool was exhausted; raised limits. No change. **Outcome:** Red herring. Real issue was N+1 query in hot path.

이 한 줄이, 세 달 뒤에 당신의 한 시간을 통째로 아껴 줄 수도 있습니다.


반복되는 패턴을 발견하라 (다음에 무엇을 공부할지 알려준다)

하루가 끝날 때, 혹은 적어도 일주일이 끝날 때, 다이어리를 한 번 훑어보면서 반복해서 등장하는 문장이나 테마를 찾아보세요.

예를 들어 이런 것들입니다.

  • “X가 실제로 어떻게 동작하는지 몰랐다.”
  • “캐싱 레이어를 또 잊었다.”
  • “A와 B 사이의 레이스 컨디션.”
  • “에러 메시지를 잘못 읽었다.”

이런 반복 패턴은 금광입니다. 이것들이 알려주는 건:

  • 시스템에 대한 내 멘탈 모델이 부족한 지점
  • 자주 쓰지만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도구/기술
  • 디버깅 속도와 자신감을 갉아먹는 병목 지점

예를 들면, 이런 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일주일에 3개의 버그가 타임존 처리와 관련되어 있다.
  • 두 번의 큰 장애가 Kubernetes health check에 대한 오해에서 나왔다.
  • 대부분의 시간을 구조가 나쁜 로그를 읽는 데 쓰고 있다.

각 패턴은 곧바로 구체적인 학습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 “Postgres와 우리 애플리케이션에서 타임존을 어떻게 다루는지 2시간만 제대로 파고들자.”
  • “우리 로드밸런서와 health check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확실히 이해해야겠다.”

막연하게 “디버깅을 잘하고 싶다”가 아니라, 지금 나에게 가장 레버리지가 큰 학습 주제가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이어리를 활용해 마이크로 워크플로 실험 돌리기

디버그 다이어리는 코드 속 버그만을 위한 게 아니라, 당신 워크플로 속 버그를 찾는 데도 쓸 수 있습니다.

1주일 동안 아주 작은 실험들을 돌리고, 그 효과를 기록해 보세요. 예를 들면:

  • 키보드 vs 마우스: “이번 주는 가능한 한 에디터와 터미널 이동을 키보드 단축키로만 해 본다.”
  • 로깅 전략: “이번 주는 손대는 모든 기능에, 최소한의 **structured logging(구조화된 로그)**를 추가한다. (명확한 ID와 context 포함)”
  • 컨텍스트 스위칭: “이번 주는 디버깅 중 Slack/메일 확인을 하루 3~4번 정해진 시간에만 한다.”

다이어리에 이런 섹션을 하루에 하나씩 두면 좋습니다.

## Workflow Experiments - Experiment: Use keyboard shortcuts for 80% of navigation. - Observations: - Day 1: Slower; kept forgetting shortcuts. - Day 3: Jumping between files and terminals noticeably faster. - Day 5: Mouse feels clumsy now. - Impact on debugging: - Easier to keep focus while stepping through code and logs.

코드에서 하던 것과 똑같은 일을 하는 셈입니다. 관찰 → 가설 → 실험 → 측정을 이번에는 “일하는 방식”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일주일 끝에 하는 리뷰: 진짜 가치를 뽑아내는 시간

실제 변화는 1일 차, 2일 차에 오지 않습니다. 일주일이 끝난 뒤 리뷰에서 옵니다.

30–60분 정도 시간을 확보해서, 지난 일주일의 기록을 쭉 훑어보세요. 그리고 새 파일을 하나 만들어서 이런 섹션을 추가합니다.

# One-Week Debug Diary – Summary ## 1. Biggest debugging wins - [내가 특히 잘 해결했다고 느끼는 버그 3–5개] ## 2. Recurring issues - [반복해서 등장한 에러 유형, 도구, 시스템, 실수들] ## 3. Habits that helped - [디버깅을 더 빠르고 명확하고 덜 스트레스 받게 해 준 것들] ## 4. Habits that slowed you down - [혼란, 지연, 쓸데없는 삽질을 만든 습관들] ## 5. Next steps - [앞으로 계속 가져갈 것 1–3가지] - [더 깊이 공부해 볼 주제 1–2가지]

특히 이런 것들을 유심히 보세요.

  • 원인 패턴: 환경 설정 문제? 데이터 문제? 동시성(concurrency)? 로그 품질 문제?
  • 내 행동 패턴: 문제를 이해하기도 전에 코드를 고치기 시작했는지? 에러 메시지를 무시했는지? 문서를 읽지 않았는지?
  • 고효율 실천들: 가설을 적는 것만으로 디버깅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는지, 간단한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게 도움이 됐는지, 구조화된 로그를 추가한 게 바로 효과를 냈는지.

그리고 나서 무엇을 계속 가져갈지를 정합니다. 전체 다이어리 프로세스를 그대로 유지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 “앞으로는 항상, 수정을 시도하기 전에 한 줄짜리 가설을 적고 시작하겠다.”
  • “복잡한 버그가 나오면, 하나의 debug-notes.md 파일에만 계속 추가하겠다.”
  • “나를 놀라게 한 버그는, 반드시 ‘오늘 배운 것’ 한 줄을 남기겠다.”

1주일짜리 챌린지는 여기서 끝입니다. 그 대신, 당신에게 맞는 형태로 가볍고 날카로운 디버깅 습관이 남습니다.


이 작은 실험이 효과가 있는 이유

디버그 다이어리의 힘은 “메모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그 메모가 사고방식을 바꾸는 방식에 있습니다.

단 1주일만 해도, 보통 이런 변화가 생깁니다.

  •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에 대해 더 좋은 질문을 하게 됩니다.
  • 감에 의존해 이것저것 찍어보는 대신, 구조화된 가설을 세우게 됩니다.
  • 블라인드 스팟을 더 잘 인식하게 됩니다.
  • 실제로 있었던 지저분한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냈는지에 대한 재사용 가능한 기억이 쌓입니다.

디버깅이 랜덤하게 팔을 휘저어보는 행동이 아니라, 작고 집중된 실험을 연달아 돌리는 느낌으로 바뀝니다.


이제 당신 차례: 1주일 디버그 다이어리를 시작해 보자

오늘 시작하려면 이렇게만 하면 됩니다.

  1. 간단한 마크다운 파일을 하나 만듭니다: debug-diary-<this-week>.md.
  2. 앞으로 일주일 동안, 만나는 버그마다 아래를 기록합니다.
    • Context
    • Hypothesis
    • What you tried
    • What you observed
    • What you learned
    • Next step
  3. 매일 Workflow experiments를 위한 작은 섹션을 하나 두고, 효과를 짧게 적습니다.
  4. 일주일이 끝나면, 리뷰를 통해 앞으로 계속 가져갈 실천 3–5가지를 뽑아냅니다.

디버깅 실력을 키우기 위해 더 똑똑해지거나, 더 경험이 많아지거나, 비범한 자기관리 능력을 갖출 필요는 없습니다. 필요한 건 단지, 자신의 프로세스를 조금 더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1주일짜리 디버그 다이어리는 그걸 해내기 위한, 단순하지만 강력한 방법입니다.

1주일 디버그 다이어리 챌린지: 버그 해결 방식을 바꾸는 작은 실험 | Rain L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