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단 한 번의 자동화: 매주 1시간을 조용히 되돌려주는 작은 스크립트 만들기
하루 이틀 주말에만 집중해서, 간단한 도구와 똑똑한 AI 연동, 실제로 배포할 수 있는 실용 예시로 ‘매주 1시간’을 조용히 절약해 주는 작은 자동화 스크립트를 만드는 방법.
주말 단 한 번의 자동화: 매주 1시간을 조용히 되돌려주는 작은 스크립트 만들기
업무 시간을 바꾸는 데 꼭 거창한 SaaS 제품, 쿠버네티스 클러스터, 엔지니어 팀이 필요한 건 아니다.
가끔은, 작은 스크립트 하나로 충분하다.
문제만 잘 고르면, 주말 하루 이틀 동안 만든 아주 작은 자동화가 매주 1시간씩, 1년에 52시간 이상을 가볍게 절약해 준다. 집중해서 보낸 오후 몇 번으로, 풀타임 근무일수 하나를 통째로 되찾는 셈이다.
이 글에서는 다음을 다룬다.
- 자동화하기에 딱 좋은 업무를 찾는 법
- 왜 단순한 bash 스크립트만으로도 대부분 충분한지
- 최신 AI 도구와 API를 작은 스크립트에 어떻게 녹여 넣을지
- 현실적인 "원‑위켄드(One‑Weekend)" 자동화를 설계하는 방법
- 특히 프리랜서와 개발자에게 이게 왜 더 중요해지는지
왜 작은 스크립트 하나가 큰 변화를 만든다고 할까
대부분의 사람은 두 가지를 과소평가한다.
- 자잘하고 반복적인 일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버리는지
- 그런 일을 자동화하는 데 지금은 얼마나 적은 노력이 드는지
당신이 매주 반복하는 일을 하나 떠올려 보자.
- SaaS에서 뽑은 CSV를 다른 시스템에 넣기 전에 매번 손으로 정리하는 일
- 클라이언트/프로젝트별로 파일을 일일이 이름 바꾸고 정리하는 일
- 주간 리포트를 만들고, 포맷 맞추고, 관련 사람들에게 이메일로 보내는 일
한 번에 “겨우” 10–15분 걸리는 작업이라도, 주 4–6번이면 어느새 한 시간을 날리고 있는 셈이다.
이제 상상해 보자. 주말 하루, 총 6–8시간 정도를 들여 이런 스크립트를 만든다고 하자.
- 파일이나 데이터를 읽어 오고
- 지루한 변환 작업을 대신 해 주고
- 결과물을 뿌려주거나(혹은 이메일 전송, 업로드, 커밋까지)
그 다음 월요일부터는 이렇게만 하면 된다.
./run-weekly-report.sh
…실행해 두고 커피를 채워 오면, 일이 끝나 있다.
1년이 지나면 이렇게 되찾은 시간은 진짜 자산이 된다. 집중 업무, 학습, 혹은 그냥 일하지 않는 시간을 위한 여유 말이다.
단순하게 시작하자: 대부분은 Bash 스크립트로 충분하다
사람들이 “자동화”를 떠올리면 보통 이런 것부터 생각한다.
- 복잡한 Python 애플리케이션
- 클라우드 함수와 파이프라인
- 풀 기능 웹 대시보드
하지만 주말 한 번짜리(one‑weekend) 자동화의 상당수는, 사실 아주 단순한 bash 스크립트와 기존 도구들의 조합만으로도 충분하다.
Bash가 특히 잘하는 일은 이렇다.
- 파일 이동, 이름 변경, 압축/보관
- 명령어 체이닝(
grep,sed,awk,jq,curl등) curl로 API를 호출하고 응답 다루기- 다른 작은 프로그램(Python, Node, 각종 CLI 툴)을 오케스트레이션하기
예를 들어, CRM에서 매주 CSV를 하나 받아서
- 활성 고객만 필터링하고
- 매출 기준으로 정렬하고
- 깔끔한 리포트 형태로 변환한 뒤
- 공유 폴더에 업로드해야 한다고 해 보자.
bash 기반 워크플로는 대략 이렇게 생겼을 수 있다.
#!/usr/bin/env bash set -euo pipefail INPUT="weekly_export.csv" OUTPUT="weekly_report_$(date +%Y-%m-%d).csv" # 1. csvkit(또는 유사 도구)로 필터 및 정렬 csvgrep -c status -m "active" "$INPUT" \ | csvsort -c revenue -r \ > "$OUTPUT" # 2. 공유 폴더로 동기화 (예: rclone 또는 클라우드 CLI 사용) rclone copy "$OUTPUT" remote:team-reports/ echo "Report generated and uploaded: $OUTPUT"
전혀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매주 금요일마다 20분씩 손으로 하던 일을 대체해 준다면, 그 가치는 꽤 크다.
기준 하나:
정말로 정교한 데이터 파싱, 장시간 돌아가는 오케스트레이션, 복잡한 API 상호작용이 필요할 때만 무거운 프레임워크, 마이크로서비스, 복잡한 스케줄러로 넘어가자.
자동화하기 가장 좋은 업무를 찾는 방법
가장 좋은 자동화 대상은 지루한 일이다.
다음 조건을 만족하는 작업을 찾자.
- 루틴 업무 – 매일 또는 매주 반복하는 일
- 예측 가능 – 매번 거의 같은 단계를 밟는 일
- 규칙 기반 – 사람의 판단이나 창의성이 거의 필요 없는 일
특히 이런 영역을 잘 살펴보자.
- 데이터 정리: 컬럼 다듬기, 값 정규화, CSV 병합, 중복 제거 등
- 리포트 생성: 분석 도구에서 통계 뽑기, PDF/CSV 포맷 맞추기, 압축 및 전송
- 파일 정리: 다운로드 폴더를 규칙에 맞게 복사/이동, 파일명 패턴 기반으로 리네이밍, 오래된 자산 아카이빙
- 개발 워크플로 잡무: 릴리스 노트 생성, 오래된 브랜치 정리, 정해진 체크 실행, changelog 업데이트 등
다음 5일 동안 해볼 수 있는 간단한 연습:
- 메모장(혹은 노트 앱)을 하나 열어 둔다.
- “아… 또 이거야?”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마다 다음을 적는다.
- 작업 이름
- 걸린 시간
- 단계를 불릿 포인트로 정리
- 주말에 모아 보고, 그중에서 다음 기준을 가장 잘 만족하는 걸 고른다.
- 가장 자주 하는 일
- 단계가 가장 명확한 일
- 사람의 판단이 거의 필요 없는 일
그게 바로 원‑위켄드 자동화의 타깃이다.
작은 스크립트에 AI와 API를 얹으면 생기는 일
단순한 스크립트만으로도 충분히 강력하지만, 요즘 AI 도구를 더하면 그 힘이 말도 안 되게 커진다.
이제는 기계적인 작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이런 것도 가능하다.
- 로그나 리포트를 요약하기
- 지저분한 텍스트를 정리·정규화하기
- 비정형 텍스트에서 구조화된 데이터 뽑아내기
- 자연어 기반 이메일, changelog, 릴리스 노트 자동 생성하기
이 모든 걸, 작은 스크립트 안에서.
예시 워크플로: 똑똑한 주간 요약 만들기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상상해 보자.
- 분석 도구와 로그에서 지표를 export한다.
- 스크립트로 이들을 모아서 하나의 JSON payload로 만든다.
- AI API를 호출해서 사람이 읽기 좋은 주간 요약을 생성한다.
- 그걸 팀에 이메일로 보낸다.
대략적인 bash + AI 플로우는 이렇게 생겼을 수 있다.
#!/usr/bin/env bash set -euo pipefail METRICS_JSON=$(python collect_metrics.py) # 기존에 쓰던 로직 SUMMARY=$(curl -s https://api.your-ai-provider.com/v1/chat/completions \ -H "Authorization: Bearer $AI_API_KEY" \ -H "Content-Type: application/json" \ -d "{\ \"model\": \"your-model\",\ \"messages\": [{\ \"role\": \"user\",\ \"content\": \"Summarize these weekly metrics for non-technical stakeholders and highlight anomalies: $METRICS_JSON\"\ }]\ }" | jq -r '.choices[0].message.content') # 이제 $SUMMARY를 이메일 CLI나 API로 전송
ChatGPT나 Copilot만이 아니라, 다양한 AI 도구와 API를 이 패턴 안에 끼워 넣을 수 있다.
- 텍스트 → 구조화된 데이터 추출
- 피드백의 감정/카테고리 태깅
- 템플릿 기반 코드나 설정 파일 생성
겉껍데기는 여전히 단순하다. bash 스크립트가 몇 가지 도구를 오케스트레이션할 뿐이다. 하지만 안쪽에서 일어나는 일은 훨씬 강력해진다.
"원‑위켄드" 자동화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방법
현실적으로, 그리고 실제로 배포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려면 스스로 제약을 걸어야 한다.
- 스코프를 가차 없이 줄여라. 한 번에 하나의 명확한 워크플로만 자동화하자. “직무 전체”를 자동화하려 하지 말 것.
- 새로 만들기보다 붙여 쓰기. 이미 있는 CLI, 라이브러리, API를 최대한 활용하자.
- 명령 하나로 돌아가게. 목표는 이 한 줄이다:
./run-thing.sh. - 매번 재현 가능하게. 실행 방법을 문서화하고, 비밀 값은 환경 변수로 관리하자.
주말 계획의 한 예시는 이렇다.
토요일 오전 – 발견 & 설계
- 타깃 작업을 고르고, 자연어로 단계별 정리를 한다.
- 필요한 입력, 출력, 도구를 식별한다.
토요일 오후 – 첫 동작 버전
- 처음부터 끝까지 핵심 기능만 수행하는 스크립트를 만든다.
- 경로나 값은 일단 하드코딩해도 좋다. “일단 돌아가는 것”이 목표다.
일요일 오전 – 다듬기 & 견고하게 만들기
- 방어 코드 추가 (파일 존재 여부, 필요한 명령 설치 여부 체크 등)
- 경로를 파라미터화하고, 설정 파일(
.env)이나 플래그를 추가한다. - 로그/echo 문을 넣어 진행 상황을 보이게 한다.
일요일 오후 – 연동 & 문서화
- 선택 기능 추가 (AI 요약, 더 나은 포맷, 알림 등)
- 짧은 README 작성: 목적, 셋업 방법, 한 줄 사용 예시
- 실제 데이터로 최소 두 번 이상 테스트
월요일이 되면, 완벽하진 않더라도 매주 믿고 돌릴 만한 무언가가 손에 남아 있어야 한다.
프리랜서/개발자에게 더 치명적인 이유: 시간은 곧 돈이다
시간 단위로 청구를 하든, 산출물 기준으로 평가를 받든, 자동화는 그 자체로 경쟁력이다.
매주 1시간을 아껴 주는 스크립트 하나는 곧 이렇게 이어진다.
- 더 많은 유료 작업 시간 – 고부가가치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있다.
- 야근 감소 – 잡무나 정리에 끌려가는 밤이 줄어든다.
- 실질 시급 상승 – 같은 수입을 더 적은 시간에 벌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만든 여러 개의 원‑위켄드 자동화는 이런 자산이 된다.
- 신규 클라이언트 온보딩을 빠르게 하는 개인 도구 세트
- 추가적인 부담 없이 “부가 가치”(빠른 리포트, 더 깔끔한 데이터 등)를 제공하는 무기
- 아직도 모든 걸 손으로 하는 경쟁자와 자신을 차별화하는 요소
그리고 보너스가 하나 더 있다.
작은 자동화는 훌륭한 포트폴리오가 된다
리크루터, 클라이언트, 채용 담당자는 이런 걸 보여 주는 구체적인 사례를 좋아한다.
- 비효율을 포착하는 능력
- 실용적인 솔루션을 설계하는 능력
- 실제로 쓰이는 무언가를 shipped 해 본 경험
작고 현실적인 자동화 몇 개만 있어도, 포트폴리오나 GitHub 프로필을 꽤 설득력 있게 채울 수 있다.
좋은 포트폴리오 항목은 이런 내용을 담을 수 있다.
- 문제: 무엇이 어떻게 불편했는지, 얼마나 자주 발생했는지, 누구에게 영향을 줬는지
- 해결책: 스크립트가 무엇을 하는지, 어떤 도구를 썼는지 간단한 개요
- 임팩트: 주/월 단위로 얼마나 시간이 줄었는지, 오류가 얼마나 줄었는지 등
- 데모: GIF, 스크린샷, 짧은 Loom 영상 등
이제 당신은 단순히 “개발자”나 “분석가”가 아니라, 마찰을 자동화로 지워 버리는 문제 해결자가 된다.
가벼운 자동화 툴킷을 만들어 두자
거대한 스택이 필요 없다. 잘 고른 가벼운 도구 몇 개면 충분하다.
- 셸 & 기본기: bash/zsh,
cron,make - 파일/데이터 도구:
jq,csvkit,rg(ripgrep),fd,fzf - HTTP/API:
curl,httpie - 태스크 러너:
make,just, 혹은 간단한 셸 함수 - AI/ML 헬퍼: 선호하는 AI API용 CLI 래퍼
- 스케줄링: 서버의
cron이나 간단한 CI 잡(GitHub Actions, GitLab CI 등)
이 도구들을 작은 스크립트와 조합하면, 일종의 “업무용 외골격(exoskeleton)”을 갖게 되는 셈이다. 조용하고, 믿을 만하며, 항상 뒤에서 일을 거들어 준다.
마무리: 미래의 내가 고마워할 선택
원‑위켄드 자동화의 목적은, 거창하고 인상적인 무언가를 만드는 게 아니다.
핵심은 다음 네 가지다.
- 이미 매번 똑같이 반복하고 있는, 지루한 일을 하나 고르고
- 그 단계를 코드로 옮기는 것 – 보통은 간단한 bash 스크립트면 충분하고
- 필요하다면 AI 도구와 API를 끼워 넣어 지저분한 텍스트나 언어 관련 일을 맡기고
- 그 스크립트가 매주 1시간씩, 몇 달이고 몇 년이고 조용히 시간을 되돌려 주게 만드는 것
일단 하나부터 시작하자.
작업을 고르고, 주말을 하나 비워 두고, “다음 주 월요일을 이번 주보다 더 쉽게 만들어 줄 작은 스크립트 하나를 반드시 배포하겠다”라고 마음먹어 보자.
그 차이는, 결국 캘린더에도, 그리고 미래의 나 자신에게도 분명하게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