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 Lag

코드 한 줄 바꾸기 전에, ‘프리 커밋 스토리보드’로 작은 유저 여정을 먼저 스케치하라

코드를 쓰기 전에 작은 프리 커밋 유저 스토리보드를 스케치하면 마찰을 줄이고, 낭비되는 일을 줄이며, 유저 활성화와 온보딩 성과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프리 커밋 스토리보드: 코드 한 줄 바꾸기 전에 작은 유저 여정을 먼저 스케치하라

코드를 배포하는 데는 비용이 듭니다. 잘못된 코드를 고치는 데는 그보다 더 큰 비용이 듭니다.

그래서 요즘 가장 효율적인 프로덕트·UX 팀들은 IDE를 열기 전에 잠시 멈추고, 이런 deceptively simple 한 질문을 먼저 던집니다.

“지금 이 유저는 앞으로 30–90초 동안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게 될까?”

그리고 그걸 스케치합니다.

이게 바로 프리 커밋 스토리보딩(pre‑commit storyboarding) 이라는 아이디어입니다. 코드를 한 줄이라도 바꾸기 전에, 화면 단위·액션 단위로 잘게 쪼갠 유저 여정을 그려 보는 겁니다. 실제로 이 단순한 습관만으로도 숨은 마찰을 발견하고, 불필요한 단계를 없애며, 몇 주 치 재작업을 통째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프리 커밋 스토리보드가 왜 중요한지, 어떻게 단계별로 만드는지, 그리고 유저 저니 맵핑과 AI 보조 도구와 결합해 활성화와 온보딩을 어떻게 눈에 띄게 개선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왜 코드를 쓰기 전에 스토리보드를 그려야 할까

디자인·프로덕트 팀이라면 이미 플로우(flow)와 저니(journey)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많은 조직에서는 실제 플로우가 코드 리뷰나 QA 티켓을 쓰는 과정에서 그때그때 정의됩니다.

프리 커밋 스토리보드는 이 순서를 완전히 뒤집습니다.

보통은 이렇게 합니다.

  1. 기능을 구현한다.
  2. UX 마찰을 발견한다.
  3. 도움말, 툴팁, 옵션 등을 덧대어 패치한다.

하지만 프리 커밋 스토리보드에서는 이렇게 합니다.

  1. 아주 작고 구체적인 유저 여정을 시각화한다.
  2. 종이 위에서 마찰과 불필요한 단계를 제거한다.
  3. ‘감’이 아니라, 검토된 플로우를 구현한다.

1. 마찰을 초기에 발견한다

유저가 실제로 어떤 단계를 밟는지 스케치해 보면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 이 태스크를 끝내려면 클릭이 몇 번이나 필요하지?
  • 유저가 이상적인 데이터를 다 갖추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지?
  • 어디에서 헷갈리거나 막힐 수 있을까?

각 화면과 상호작용을 그려 보면, 유저가 어느 지점에서 다음과 같이 행동할지 금방 보입니다.

  • 폼이 너무 길어서 이탈하는 지점
  • 다음 단계가 명확하지 않아 중간에 포기하는 지점
  • 가치를 이해하기도 전에 뭔가를 ‘확정’하라고 요구해서 불안해지는 지점

이런 문제를 구현 이전에 잡아내는 건, QA 단계나 런칭 이후, 혹은 유저 불만이 터져 나온 뒤에 고치는 것보다 훨씬, 훨씬 저렴합니다.

2. 낭비되는 일을 줄인다

프리 커밋 여정을 시각화해 보면 의외로 이런 것들이 많이 드러납니다.

  • 사실 없어도 되는 전체 화면
  • 자동화하거나 추론할 수 있는 설정값들
  •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는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카피

그 결과, 디자인하고 개발해야 할 UI가 줄어들고, 유저 입장에서도 훨씬 부드럽고 직관적인 경험을 하게 됩니다.

3. 활성화 지표를 눈에 띄게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초기 활성화와 온보딩 구간에서 유저 여정을 꾸준히 맵핑하고 다듬는 팀유저 활성화 40% 이상 개선을 보고하곤 합니다.

  • 더 많은 신규 유저가 첫 번째 “aha” 모먼트에 도달하고
  • 온보딩을 마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며
  • “X는 어디서 찾나요?” 같은 지원 티켓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프리 커밋 스토리보딩은 이 여정 맵핑을, 기능 단위까지 내려가 실행 가능한 수준으로 구체화하는 실용적인 방법입니다.


작은 유저 여정: 의도적으로 범위를 작게 잡아라

프리 커밋 스토리보드의 힘은 아주 작은 범위에서 나옵니다.

제품 전체를 스토리보딩하려고 하기보다는, 아주 좁은 하나의 결과에 집중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 “은행 계좌를 연결하고, 첫 번째 연동 거래 내역을 확인한다”
  • “CSV 연락처를 가져와서 첫 번째 캠페인을 발송한다”
  • “새 프로젝트를 만들고, 첫 번째 협업자를 초대한다”

모든 가능한 경로를 기록하는 게 아니라, 유저가 해내고 싶어 하는 하나의 일을 위한 ‘이상적인 골든 패스(golden path)’ 를 설계하는 것입니다.

이 제약 덕분에 스토리보딩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트레이드오프를 고민하게 됩니다.

  • 어떤 단계가 정말로 필수적인가?
  • 어디에서 결정·클릭·전문 용어를 줄일 수 있는가?
  • 유저가 ‘가치’를 처음으로 체감하기까지 가장 짧고 명확한 경로는 무엇인가?

프리 커밋 스토리보드를 만드는 단계별 프레임워크

팀에서 반복해서 쓸 수 있는 간단한 구조를 소개합니다.

1단계: 마이크로 아웃컴 정의하기

이번 스토리보드의 목표를 한 문장으로 적습니다.

“방금 가입한 신규 유저가 첫 프로젝트를 만들고, 보드에 최소 한 개의 태스크가 보이는 상태가 된다.”

이게 여러분의 노스스타(north star)입니다. 스토리보드의 모든 프레임은 이 결과에 유저를 한 걸음씩 더 가까이 데려가야 합니다.

2단계: 진입 지점 정의하기

이 여정이 시작되기 직전 유저는 어디에 있을까요?

  • 방금 계정을 만든 직후인가?
  • 매직 링크를 클릭해 로그인한 직후인가?
  • 어제 온보딩을 하다 말고 떠났다가 돌아온 상황인가?

이때 유저의 컨텍스트를 함께 적어 둡니다. (디바이스, 기대, 감정 상태 등) 그래야 지금 이 시점에서 유저가 실제로 무엇을 알고 있고, 어떻게 느끼는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3단계: 최대 5–10개의 프레임만 그리기

각 프레임마다 다음을 정리합니다.

  • 유저가 보는 것: 대략적인 레이아웃, 핵심 UI 요소
  • 유저가 하는 것: 클릭, 입력, 스와이프, 스킵 등 행동
  • 유저가 느끼거나 생각하는 것: 혼란, 안도, 호기심 등

이건 종이에 손으로 그린 박스, 로우 파이(low‑fidelity) 와이어프레임, 또는 스토리보드 툴 어떤 것이어도 좋습니다.

체크 포인트는 간단합니다. 프레임이 10개를 넘어간다면, 이 여정은 한 번에 너무 많은 걸 시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유저도 그만큼 벅차게 느끼게 됩니다.

4단계: 마찰과 불필요한 단계 표시하기

초안을 다 그렸다면 팀이 함께 각 프레임을 보면서 질문합니다.

  • 이 화면 자체를 통째로 없앨 수는 없을까?
  • 이 두 단계를 하나로 합칠 수는 없을까?
  • 이 정보는 미리 채워 넣거나 자동으로 추론할 수 없을까?
  • 이 결정은 지금 꼭 해야 하는가, 아니면 나중으로 미뤄도 되는가?

그리고 명백한 마찰 지점을 표시합니다.

  • 어떤 가치도 보여주기 전에 먼저 길고 복잡한 폼을 요구하는 경우
  • 당장 이득을 주지 않는 필수 단계들
  • 웹 → 이메일 → 모바일 → 웹처럼 컨텍스트가 자주 바뀌어 이탈 위험이 커지는 지점들

5단계: 최적화된 여정을 다시 그리기

이 질문을 바탕으로 스토리보드를 여러 번 수정해 다음을 달성할 때까지 반복합니다.

  • 프레임 수를 줄이고
  • 콜 투 액션(CTA)을 더 명확하게 만들고
  • 유저가 가치를 느끼기까지의 시간을 단축합니다.

이렇게 나온 최적화된 스토리보드는 구현을 위한 청사진이 됩니다. 그리고 다음을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 UX 카피
  • 레이아웃 및 인터랙션 디자인
  • 필요한 API와 기술적 제약 사항

6단계: 그제서야 구현에 커밋한다

이제 팀이 작은 유저 여정에 대해 일치된 그림을 갖게 되었으니, 안심하고 이렇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 각 프레임을 기준으로 티켓을 만든다.
  • 개발 공수를 추정한다.
  • 디자인과 프로토타입을 만든다.

코드를 건드릴 즈음에는 이미 검토된 ‘스토리’를 구현하는 것이지, PR(풀 리퀘스트) 댓글에서 즉석으로 스토리를 지어내는 게 아닙니다.


스토리보딩 + 저니 맵핑: 활성화·온보딩의 빈틈 찾기

프리 커밋 스토리보드는 유저 저니 맵핑(user journey mapping) 과 함께 사용할 때 가장 강력합니다.

  • 저니 맵핑: discover → sign up → onboard → activate → retain → advocate 같은, 유저의 전체 흐름을 단계별로 ‘멀리서’ 보는 것
  • 프리 커밋 스토리보드: 그 여정 안에서 임팩트가 큰 아주 작은 인터랙션 하나를 ‘가까이에서’ 보는 것

둘을 함께 쓰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전체 여정을 맵핑하고, 이탈이 큰 지점을 표시합니다. (회원가입 완료율, 온보딩 단계별 이탈, 첫 가치 도달 시점 등)
  2. 레버리지가 큰 빈틈을 고릅니다. 예: 가입은 많이 하지만, 첫 세팅을 끝내지 못하고 떠나는 유저가 많다.
  3. 그 빈틈을 중심으로 작은 여정을 스토리보딩합니다. 예: “유저가 2분 안에 첫 세팅 태스크를 완료한다.”
  4. 스토리보드를 바탕으로 최적화하고 구현합니다.

이렇게 핵심 활성화·온보딩 단계에 대해 체계적으로 반복하는 팀은 보통 활성화 지표가 40% 이상 개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 가입 후 첫 가치 도달까지의 시간을 확 줄이고
  • 초반의 무섭거나 헷갈리는 순간을 제거하며
  • 복잡한 세팅 대신, 작고 안내된 마이크로 스텝으로 대체하기 때문입니다.

AI 보조 도구로 스토리보딩 가속하기

요즘의 AI 기반 스토리보드·UX 도구는 이 워크플로우를 크게 단축시켜 줍니다.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1차 플로우 자동 생성: 기능 목표와 타겟 유저를 입력하면, 검토·수정할 수 있는 초안 플로우(화면 시퀀스)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 대안 플로우 빠르게 탐색: “가장 짧은 온보딩” vs “가장 친절하고 설명이 많은 온보딩”처럼 서로 다른 버전의 플로우를 여러 개 만들어 보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 반응형 레이아웃 자동 변형: 제안된 레이아웃을 모바일·태블릿·데스크톱 별로 자동 재배치해서, 초기에 반응형 마찰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빠진 상태(state) 찾기: 처음 만든 스토리보드에 누락된 빈 상태(empty state), 에러 상태, 엣지 케이스를 AI가 지적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AI는 사람의 판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다만 ‘백지에서 처음 그리기’의 부담을 줄여 주어, 팀이 더 많은 시간을 플로우를 평가하고 개선하는 데 쓸 수 있게 해줍니다.


팀의 프로세스 속에 프리 커밋 스토리보딩을 심는 방법

이걸 지속 가능한 습관으로 만들려면, 스토리보딩을 구현 전의 가벼운 게이트(lightweight gate) 로 다루는 게 좋습니다.

다음과 같은 루틴을 고려해 보세요.

  • 온보딩·활성화에 영향을 주는 모든 유저 화면 기능에 대해 스토리보드가 ‘Definition of Ready(DoR)’ 요건이 되도록 한다.
  • 기본은 로우 파이로 유지한다: 화이트보드 사진, 단순 와이어프레임, AI가 만들어 준 초안이면 충분합니다. 목적은 픽셀 단위 완성이 아니라 ‘의도와 흐름의 명확성’입니다.
  • 시간을 박스(TIME‑BOX) 한다: 기능 하나당 30–60분 정도의 스토리보딩 세션이면 대부분 충분합니다.
  • 플래닝에서 스토리보드를 리뷰한다: 개발 공수 추정과 커밋 전에, 프로덕트·디자인·엔지니어링이 함께 허점을 찾아보도록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개발 막바지에 튀어나오는 UX 이슈가 줄어들고, 첫 릴리스부터 “딱 이렇게 되어야 했지” 싶은 기능이 늘어나는 걸 체감하게 될 겁니다.


결론: 코드를 쓰기 전에, 먼저 스토리를 디자인하라

팀이 내보내는 모든 기능은 하나의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어떤 유저가, 무엇을 하려고 하고, 여러분의 제품이 어떻게 그 성공을 돕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코드를 한 줄 쓰기 전에 작은 유저 여정을 스케치하면 다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 마찰과 불필요한 단계를 초기에 발견한다.
  • 유저가 쓰지 않을 화면과 플로우에 낭비되는 일을 줄인다.
  • 스토리보드와 저니 맵을 결합해 온보딩·활성화의 빈틈을 메운다.
  • AI 보조 도구를 활용해 인터랙션 디자인과 반응형 레이아웃을 더 빠르게 반복 개선한다.

이 결과는 단지 깔끔한 인터페이스나 적은 티켓 수에 그치지 않습니다. 더 많은 유저가 더 빠르게 가치를 느끼도록 만드는, 체계적으로 매끄러운 제품 경험으로 이어집니다.

팀이 더 나은 활성화, 더 적은 리디자인, 더 자신감 있는 커밋을 원한다면, 이번 주에 이렇게 시작해 보세요. 중요한 마이크로 저니 하나를 고르고, 프리 커밋 스토리보드를 스케치하고, 그 스토리가 코드를 이끌게 하십시오. 그 반대가 아니라.

코드 한 줄 바꾸기 전에, ‘프리 커밋 스토리보드’로 작은 유저 여정을 먼저 스케치하라 | Rain L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