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 Lag

신뢰성 시계공의 작업대: 큰 장애를 잠재우는 작은 일상 의식 만들기

벤치마킹, 공정한 온콜, 자동화, 연습, 그리고 작은 엔지니어링 마이크로 습관이 시간이 지날수록 신뢰성 프로그램을 조용히 변화시키고 장애의 영향 범위를 줄이는 방법.

신뢰성 시계공의 작업대

큰 장애를 잠재우는 작은 일상 의식 만들기

대부분의 신뢰성 프로그램은 소방대처럼 설계되어 있습니다. 사이렌, 페이저, 워 룸, 붉게 경고를 쏟아내는 대시보드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신뢰성이 높은 시스템은 소방수가 아니라 시계공처럼 운영됩니다.

시계공은 혼란이 터지길 기다리지 않습니다. 매일 아주 작은 부품들을 조율해 전체 메커니즘이 수년간 부드럽게 돌아가도록 만듭니다. 진짜 신뢰성은 이렇게 쌓입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일상 의식들이 큰 장애가 터질 가능성을 낮추고, 설령 장애가 나더라도 훨씬 덜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이죠.

이 글에서 말하는 신뢰성 시계공의 작업대는 벤치마킹, 온콜, 자동화, 연습, 그리고 일상 엔지니어링 습관을 정밀한 도구로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이 도구들이 조용히 더 탄탄한 시스템을 만들어 갑니다.


1. 메커니즘을 선명하게 보기: 루페로서의 벤치마킹

시계공은 눈으로는 안 보이는 미세한 결함을 보기 위해 루페(돋보기)를 씁니다. 신뢰성에서 벤치마킹은 그 루페에 해당합니다.

자기 대시보드만 보고 “우린 괜찮아”라고 말하는 대신에, 다음을 수행합니다.

  • 자산과 서비스의 성능을 서로 비교해 벤치마킹하고
  • 팀과 프로세스를 외부의 대규모 업계 데이터셋과 비교해 벤치마킹합니다.

이렇게 하면 두 가지 중요한 일이 벌어집니다.

  1. 당연하다고 여겨온 성능 격차를 드러낸다
    예를 들어, 팀이 A 서비스는 원래 주 2회 재시작하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해 왔다고 해봅시다. 하지만 수천 개의 유사 자산이 담긴 외부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해 보면, 그 재시작 빈도는 하위 20% 수준일 수도 있습니다. 벤치마킹은 “원래 이런 것”을 “명확히 기준 이하”로 바꿔 줍니다.

  2. 숨겨진 신뢰성 개선 기회를 드러낸다
    데이터는 종종 직관과 다른 사실을 보여 줍니다.

    • 특정 펌웨어나 라이브러리 버전에서 장애율이 유의미하게 높다든지
    • 어느 공장, 리전, 팀 하나가 조용히 다른 곳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든지
    • 특정 정비 주기가 실패를 확실히 줄이고 있다든지

벤치마킹을 통해 이런 구체적인 질문에 답해 보세요.

  • 동급 자산과 비교했을 때 고장 간 평균 시간(MTBF) 이 비정상적으로 낮거나 높은 자산은 어느 것인가?
  • 유사한 환경에 비해 복구 평균 시간(MTTR) 이 유난히 나쁜 곳은 어디인가?
  • 우리 조직의 온콜 부담과 장애 빈도는 비슷한 규모·복잡도의 다른 조직과 비교해 어떠한가?

메커니즘을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되면, 더 이상 의견 싸움을 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증거를 바탕으로 반복·개선하게 됩니다.


2. 스프링의 균형 맞추기: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온콜

시계의 스프링 하나에만 장력이 몰리면 시계는 제대로 돌지 않습니다. 사람으로 이루어진 시스템도 마찬가지입니다.

불균형한 온콜 로테이션은 다음을 만듭니다.

  • 소수 “히어로”의 만성적인 번아웃
  • 지식의 편중과 사일로
  • 그 히어로들이 없을 때 느리고 질 낮은 장애 대응

온콜을 설계할 때도 엔지니어처럼 접근해야 합니다.

  1. 부담을 눈에 보이게, 측정 가능하게 만들기
    단순히 장애 건수만 세지 말고, 다음도 함께 추적합니다.

    • 1인당 주간 근무 외(야간·휴일) 페이저 횟수
    • 알림 인지(ack)까지의 시간, 해결까지의 시간
    • 수면 방해(밤 11시~새벽 6시 사이 알림) 빈도
    • 소유권이 불명확해 발생하는 에스컬레이션 횟수
  2. 단순 “커버리지”가 아니라 “형평성”을 목표로 하기
    “공정한” 로테이션은 다음을 함께 고려합니다.

    • 개인의 제약(시간대, 돌봄 책임, 건강 상태 등)
    • 숙련도와 교육 필요도
    • 신입과 베테랑의 비율과 조합
  3. 영웅담이 아니라 온콜의 ‘품질’에 투자하기
    좋은 온콜 설계에는 다음이 포함됩니다.

    • 자주 발생하는 장애 유형에 대한 사전 정의된 런북(runbook)
    • 신규 엔지니어가 안전하게 배우도록 하는 섀도우 온콜 로테이션
    • 매우 방해가 컸던 온콜 이후의 보호된 회복 시간
    • 온콜 기간 동안 “장애 예방 작업”에 쓸 수 있는 전담 시간 (불 끄기만 하는 게 아니라, 반복 이슈를 줄이는 작업 포함)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온콜 시스템은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닙니다. 구조적인 신뢰성 제어 수단입니다. 번아웃된 사람은 신뢰성 있는 결정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3. 가드레일과 기어 더하기: 자동화와 일관성

기계식 시계가 신뢰할 수 있는 이유는 기어, 스프링, 이스케이프먼트(탈진기)가 강제하는 일관성 때문입니다. 사람이 매번 정확한 리듬으로 움직이려 애쓰지 않아도, 메커니즘이 대신 해 줍니다.

신뢰성 작업에서도 가드레일과 자동화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들은:

  • 수작업 토일(toil)을 줄이고
  • 장애 대응의 편차를 낮추며
  • “올바른 대응”이 가장 손쉬운 선택이 되도록 만듭니다.

핵심 실천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장애 라이프사이클 표준화
    다음을 구체적으로 정의합니다.

    • P1, P2, P3… 등급을 나누는 기준
    • 어떤 유형의 이슈에 누구를 호출할지
    • 언제, 어떻게 에스컬레이션할지
    • “장애를 선언한다”는 것이 정확히 무엇이며, 누가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 정의를 툴에 녹여, 대응자가 추측이 아닌 가이드를 따르도록 합니다.

  2. 당연한 것부터 자동화하기
    장애 대응 중 반복되는 수작업을 본다면 이런 질문을 던져 보세요.

    • 진단 쿼리를 미리 만들어 둘 수 있을까?
    • 초동 조치(예: 안전한 재시작, 트래픽 드레이닝)를 자동화할 수 있을까?
    • 장애가 생성될 때 로그·메트릭 스냅샷 등 컨텍스트를 자동 수집하게 할 수 있을까?
  3. 게이트가 아니라 가드레일을 두기
    가드레일은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작업을 안전한 범위 안에 머물게 합니다. 예를 들면:

    • 에러 버짓 소모율에 기반한 배포 세이프가드
    • 위험한 관리자 액션에 대한 레이트 리미트
    • “브레이크 글라스(break-glass)” 플로우 + 상세 로깅 + 사후 리뷰

장애 대응의 일관성은 경직성을 뜻하지 않습니다. 필요할 때는 반복 가능하게, 즉흥이 필요할 때는 안전한 가이드 안에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4. 진짜처럼 연습하기: 게임데이와 드릴

시계공은 실제 조건에서 시계를 테스트합니다. 신뢰성 팀도 똑같이 해야 합니다.

게임데이(Game Day)와 장애 대응 드릴은 “머릿속의 대비 태세”를 몸에 밴 근육 기억으로 바꿉니다.

  • 팀은 장애의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합니다. 탐지, 트리아지, 완화, 커뮤니케이션, 사후 리뷰까지.
  • 툴링, 문서, 프로세스의 약점이 실제 피해 없이 드러납니다.
  • “슬라이드 상으로 준비됐다”고 믿는 대신, 실제로 해 봤기 때문에 생기는 진짜 자신감이 생깁니다.

효과적인 연습을 설계하려면:

  1. 시나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기

    • 특정 리전 부분 장애
    • 서드파티(클라우드, SaaS 등) 품질 저하
    • 데이터 손상 또는 잘못된 설정 반영
    • 한 번에 터지는 대규모 장애가 아닌, 서서히 악화되는 성능 저하
  2. 현실적인 제약을 그대로 모사하기

    • 이메일이 아닌 페이저·알람으로 시작하기
    • 시간 압박을 실제처럼 주기
    • 권한 오·미설정 상황처럼 일부 시스템 접근을 제한해 보기
  3. 구체적인 개선사항을 남기는 피드백 세션
    드릴이 끝나면 다음을 정리합니다.

    • 우리를 가장 느리게 만든 것은 무엇인가?
    • 어떤 지표나 데이터, 정보가 부족했는가?
    • 어떤 결정이 특히 어려웠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 다음 드릴 전까지 런북·툴·프로세스에서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장애를 연습하는 것은 실제 장애의 피해를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팀의 실패에 대한 태도 자체를 바꿉니다. 두려움과 비난에서, 호기심과 장인정신으로.


5. 마이크로 습관: 탄탄함을 쌓는 조용한 ‘틱’ 소리

시계공 작업대에서 가장 강력한 것은 가끔 하는 대수선이 아닙니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작은 손동작입니다. 이 작은 동작이 쌓여 모든 것을 정밀하게 유지합니다.

신뢰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이크로 습관은 일상 엔지니어링 업무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작고 일관된 행동입니다. 이 습관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결과를 조용히 개선합니다.

신뢰성 마이크로 습관의 예:

  • 모든 PR은 관측 가능성(observability)을 함께 다룬다
    크리티컬 패스를 변경했다면, 같은 PR에서 관련 메트릭·로그·알림도 함께 손봅니다.

  • “한 줄짜리” 수정도 동일한 엄격함으로 다룬다
    변경이 아무리 작아도 다음을 지킵니다.

    • 테스트를 추가하거나 업데이트하고
    • 실패 모드를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 배포 후 대시보드를 확인해 회귀(regression)가 없는지 본다
  • 사후 대응(Post-incident) 작업은 짧게, 그러나 반드시 한다
    크지 않은 장애라도, 매번 다음을 수행합니다.

    • 짧은 요약을 남기고
    • 최소 한 개 이상의 개선 작업을 추출해
    • 정해진 SLA(예: 2 스프린트 이내) 안에 우선순위를 부여한다
  • 신뢰성을 ‘리포트’가 아니라 ‘건강검진’처럼 리뷰한다
    매주 또는 격주로 팀이 짧게 모여 다음을 봅니다.

    • 가장 자주 울리는 알림 TOP N
    • 가장 느린 MTTR들
    • 벤치마크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자산들

    그리고 한 가지 작은 액션을 골라 실제로 실행합니다.

이 습관들은 의도적으로 작습니다. 로드맵을 뒤흔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반복되면, 여러분이 배포하는 모든 것의 기본 품질을 서서히 끌어올립니다.


6. 루틴을 엔지니어링 대상으로 바라보기

시계공은 “무엇을 만들었는지”뿐 아니라 “어떻게 일하는지”에 집착합니다. 엔지니어링 팀도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여러분의 일상 루틴 자체를 하나의 시스템처럼 다뤄 보세요.

  1. 관찰하기
    장애는 어느 지점에서 가장 자주 막히는가? 핸드오프는 어디에서 느려지는가? 온콜 주간 중 어느 부분이 가장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으로 느껴지는가?

  2. 계측하기
    다음과 같은 지표를 추적합니다.

    • 알림 발생부터 “의미 있는 액션”까지 걸리는 시간
    • 불완전한 수정으로 인해 재오픈되는 장애 건수
    • 스프린트당 반복 이슈를 실제로 해결한 건수
  3. 작게, 그러나 계속해서 개선하기
    큰 프로세스 개편을 기다리지 마세요. 작은 업그레이드를 계속 더합니다.

    • 꼭 필요한 정보만 담게 해 주는 장애 리포트 템플릿
    • 배포 전 신뢰성 체크를 위한 짧은 체크리스트
    • 토일·장애에만 집중하는 주 1회 15분짜리 “신뢰성 스탠드업”

시간이 지나면 여러분의 업무 습관 자체가 하나의 신뢰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됩니다. 이 메커니즘은 자연스럽게 더 적은 놀람, 더 빠르고 차분한 대응 쪽으로 팀을 이끕니다.


마무리: 더 조용한 장애의 미래를 향해

신뢰성 시계공은 시간이 한 번도 어긋나지 않을 거라고 약속하지 않습니다. 장애는 여전히 생기고, 서비스 중단은 여전히 아플 것입니다.

하지만 다음을 통해:

  • 숨은 격차를 드러내는 벤치마킹
  • 사람과 성과를 동시에 지키는 공정한 온콜
  • 일관성을 강제하는 가드레일과 자동화
  • 자신감과 근육 기억을 쌓는 정기적인 연습
  • 시스템을 매일 조금씩 조율하는 일상 마이크로 습관
  • 코드처럼 진화하는 엔지니어링된 루틴

…장애는 더 작고, 더 드물고, 더 다루기 쉬워집니다.

진짜 마법은 이 어느 것도 영웅담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장인정신(craft)에 의존할 뿐입니다.

신뢰성 작업을 시계공의 작업대처럼 다뤄 보세요. 섬세하고, 정교하며, 작은 일상 의식에 뿌리를 둔 방식으로. 그러면 사이렌 소리가 잦아든 뒤에도 여러분의 시스템은 조용히, 꾸준히 시간을 맞춰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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